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의 파격적인 실험이 실패만 한 것은 아니다. ‘18세 천재’ 이강인(발렌시아)의 과감한 선발 기용으로 축구 팬들이 상상만 하던 ‘캡틴’ 손흥민(토트넘홋스퍼)와의 연계를 눈으로 확인 했다. 첫 술에 배부를 순 없지만, 가능성은 엿본 순간이기도 하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오후 10시 30분(한국시간) 터키 이스탄불 바샥셰히르 파티흐 테림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94위 조지아와 평가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수비 불안으로 두 골을 실점했지만, 교체로 들어온 황의조(보르도)가 멀티골로 한국을 구했다.
축구 팬들이 상상만 하던 조합이 현실 속에 등장했다. 바로 손흥민과 이강인의 연계 플레이다. 벤투 감독 부임 후 두 선수가 동시에 그라운드를 밟은 건 조지아전이 처음이다.
손흥민은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 축구 최고의 선수다. 지난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를 누비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최근 국제축구연맹(FIFA)가 공개한 월드베스트11 후보 55인에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름을 올렸다.
그동안 팬들은 손흥민을 지원해 줄 파트너로 이강인을 강력히 원했다. U-20 월드컵에서 보여준 천채적인 플레이메이킹과 손흥민의 파괴력이 만날 때 뿜어져 나올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벤투 감독도 둘을 공존시키기 위해 이강인을 3-1-4-2 혹은 3-3-2-2 전술에서 권창훈(프라이부르크)와 함께 공격형 미드필더에 배치했다. 투톱 손흥민을 바로 아래서 지원 사격하라는 주문이다. 이강인의 패스와 손흥민의 슈팅을 기대한 포메이션이기도 하다.
실제로 전반전에 두 차례 연계 플레이가 빛났다. 전반 12분에는 이강인이 장기인 탈압박으로 조지아의 압박을 벗겨낸 뒤 김진수에게 패스를 찔러줬고, 손흥민을 거친 패스가 권창훈의 쇄도까지 만들어졌다. 비록 마무리 슈팅까지 나오진 않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유연했던 패턴 플레이였다.
전반 15분에는 이강인과 손흥민의 개인 능력이 빛났다. ‘막내형’ 이강인이 왼발 코너킥을 올렸고, 손흥민이 오른발로 터치 후 왼발 논스톱 슈팅까지 연결시켰다. 만약 골까기 이어졌다면 올해 최고의 명장면이 나올 수도 있었다.
물론 둘의 조합은 많은 숙제도 남겼다. 정정용호와 달리 수비 부담이 늘어난 이강인이 공격진과 거리가 멀어지면서 손흥민에게 향하는 패스 빈도가 낮았다. 둘의 연계를 늘리려면 공간을 좁히는 전술적인 움직임이 요구된다. 그리고 이건 시간이 해결해줄 문제이기도 하다.
[사진 = 대한축구협회]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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