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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미국 육군 소령 로이 맥브라이드(브래드 피트)는 우주의 지적 생명체를 찾기위한 ‘리마 프로젝트’를 수행하다 실종된 아버지 클리포드 맥브라이드(토미 리 존스)를 영웅으로 믿으며 우주비행사의 꿈을 키웠다. 어느날 로이는 인류를 위협하는 전류 급증 현상 ‘써지’ 사태의 원인이 아버지가 벌인 위험한 실험에서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듣게된다. 아버지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아버지를 찾기 위해 머나먼 우주로 길을 떠난다.
제임스 그레이 감독의 ‘애드 아스트라’는 ‘지옥의 묵시록’의 희망적인 SF 버전으로 보인다. 미 특수부대 윌라드 대위가 베트남의 정글을 뚫고 위험을 무릅쓰며 커츠 대령을 만나듯, 로이 역시 우주 해적 등의 공습과 온갖 난관을 극복하며 끝내 아버지와 조우한다. 커츠 대령과 클리포드는 먼 곳에서 각자가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닮았지만, 인류와 미래에 대한 전망이 서로 정반대라는 점에서 달랐다.
어떤 면에서 ‘애드 아스트라’는 감독의 전작 ‘잃어버린 도시 Z’의 우주 버전이기도 하다. 이 영화에서 인류 문명의 마지막 퍼즐을 찾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 아마존 탐사에 나선 퍼시 포셋은 마지막 탐사라는 이름으로 아들 잭과 함께 정글로 들어간다. 그러니까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 그는 돌아올 수 없더라도 임무를 마치겠다는 숭고한 정신을 감동적으로 그린다.
초반 정적으로 흐르는 영화는 중반 이후부터 서서히 가속을 올리며 우주 스펙터클의 한 가운데로 돌진한다. ‘마션’ ‘그래비티’ ‘인터스텔라’ 등으로 SF의 이해도가 높은 관객이라면 앞선 영화들보다 더 뛰어난 시각적 효과와 사실적 묘사에 공감할 것이다. 실제 ‘인터스텔라’의 호이트 반 호이테마 촬영감독은 CG 분량을 줄이고 실물 세트 촬영을 늘리는 방법으로 현실적인 우주 비주얼을 선사한다.
이전까지 브래드 피트의 최고작 중 하나가 ‘머니볼’이었다면, 이제 ‘애드 아스트라’도 베스트 목록에 이름을 올릴 것이다. 그는 영웅이었던 아버지를 적으로 받아들여야하는 아들의 고뇌를 온 몸으로 호연했다. 첫 SF영화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무중력 상태의 연기도 빼어나게 표현했다. 베테랑 배우 토미 리 존스 역시 짧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묵직한 존재감으로 브래드 피트와 뛰어난 앙상블을 펼쳤다.
‘애드 아스트라’는 끝없이 넓은 우주에서 과연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실존적 질문을 던진다. 극 초반 로이는 홀로 있는 삶에 익숙한 존재로 등장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는 더불어 추구해야할 가치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인간은 혼자 살 수 없고, 누군가와 고난을 함께 짊어지고 나가야한다는 것. 영화 제목은 우주 탐험 뿐만 아니라 로이의 깨달음과도 연결된다.
“역경을 헤치고 별을 향하여”
[사진 = 20세기폭스코리아]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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