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이 팀을 잘 아는 만큼, 우리 팀도 나를 잘 안다."
올 시즌 KBL은 외국선수 신장제한이 폐지됐다. 내, 외곽을 오가는 스트레치 빅맨(사실상 포워드)이 대거 입성했다. 닉 미네라스(삼성), 바이런 멀린스(KT), 칼렙 그린(DB) 등이 성공적으로 적응하면 KBL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일으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전통적으로 KBL 감독들이 선호하는 정통 빅맨들도 건재하다. 농구월드컵서 자신보다 큰 선수들을 상대로 존재감을 보여준 라건아(현대모비스), 터리픽12서 라건아의 대항마임을 입증한 자밀 워니(SK), 그리고 라건아에게 강한 버논 맥클린(LG)이 돌아왔다.
그리고 빼 놓을 수 없는 또 다른 외국인 정통빅맨이 있다. 머피 할로웨이(196cm, 전자랜드). 브랜든 브라운(KGC)과 함께 언더사이즈다. 외국선수 신장제한이 폐지되면서 상대적으로 주목 받지 못한다.
그러나 올 시즌에도 역량을 과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파워가 좋다. 골밑에서의 기술도 깔끔하고, 트랜지션도 좋다. 패스능력, 골밑에서 버텨내는 수비능력도 갖췄다. 신장은 작지만 빅맨으로서 부족한 부분이 거의 없다. 해외리그 경험도 풍부하다. 풀타임은 아니지만, 지난 시즌 전자랜드에서 호흡을 맞췄던 것도 무시할 수 없다.
할로웨이가 자신보다 신장이 크고 활동 범위가 넓은 미네라스나 멀린스 등을 제어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그들이 할로웨이의 묵직한 골밑 공략을 제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자랜드 김승환 코치는 "KT와의 부산 연습경기 첫 판서 멀린스에게 당했다. 그러나 두 번째는 완전히 달랐다"라고 돌아봤다. 김태진 코치도 "할로웨이는 기술이 좋기 때문에 (매치업 상대가 누구든)올 시즌에도 제 몫을 할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전자랜드는 올 시즌 초반 순탄치 않을 수 있다. 정효근(군 입대), 김상규(현대모비스 이적)의 퇴단에 이대헌이 발 부상으로 개막 초반 나설 수 없다. 3~4번 뎁스가 얇아지면서, 할로웨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할로웨이를 축으로 삼되, 의존도가 너무 높으면 팀이 단조로워질 위험성이 있다. 유도훈 감독은 "가드들이 득점에 더 많이 가세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관건은 몸 상태다. 작년 12월 '아름다운 퇴단'을 자처한 건 발등 부상 때문이었다. 김 코치는 "아직 정상은 아니다. 점프가 옳게 안 된다"라고 말했다. 할로웨이는 지난 22일 인천삼산체육관 보조체육관에서 열린 KGC와의 연습경기 직후 "몸 상태는 60%다. 매일 좋아지고 있다. 즐겁게 훈련하는 과정이다. 도전적으로, 즐겁게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KGC전 당시 할로웨이는 작년 좋을 때의 모습 그대로였다. 몸 상태가 완전히 않아 수비에 소극적인 모습은 있었다. 때문에 유 감독에게 따끔한 질책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섀넌 쇼터와 번갈아 뛰며 경기체력을 끌어올리는 과정이라는 걸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준수한 경기력이었다.
2013-2014시즌 이스라엘 2부리그 하포웰 크파 사바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섀넌 쇼터와 재회한 게 반갑다. 할로웨이는 "꿈이 현실로 이뤄졌다. 쇼터처럼 많은 훈련, 웨이트트레이닝을 할 수는 없겠지만(쇼터는 개인훈련을 철저히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대한 따라가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여유가 느껴졌다. 할로웨이는 "내가 이 팀을 잘 아는 만큼, 우리 팀도 나를 잘 안다. 부상에서 복귀해서 어떤 모습을 보여줘야 할지 알고 있다. 키 큰 외국선수들이 많이 들어왔지만 상관하지 않는다. 내 플레이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출전시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는 건 적응해야 한다. 한국에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라고 말했다.
[할로웨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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