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이한 올해, 더욱 의미있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찾아온다.
오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열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Busa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이하 BIFF)는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해 정상화를 외쳤던 부국제는 올해엔 '재도약'을 목표로 한국영화 100주년과 맞물려 다양한 부대 행사들을 마련했고, 장소 또한 영화의 전당으로 집중했다.
부산을 찾는 국내·외 영화팬들에게는 해운대 비프빌리지의 부대행사들이 '꽃'이다. 반짝이는 해운대의 모래와 시원한 파도를 배경으로 즐기는 스타들과의 만남과 대화들은 영화를 이야기하기에 최적의 장소였다. 하지만 영화제 기간 때마다 찾아오는 태풍의 영향으로 몇 년 간 비프빌리지는 부스 피해를 입었고, 기상 악화로 인해 당일에서야 장소가 부랴부랴 옮겨지는 일들을 겪었다. 올해에는 해운대 비프빌리지를 과감히 내려놓고 영화의 전당에서 영화제 행사 공간과 상영 공간을 집약시킬 예정이다. 이는 단순히 기상의 문제 뿐만 아니라 영화의 전당의 활성화를 위한 방책이기도 하다.
이용관 이사장은 지난 기자회견에서 "영화의 전당이 한계, 비판과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영화의 전당이 영화제 때 잠깐 쓰이는데 365일 어떻게 쓰이느냐에 대해 문제가 봉착한다. 인지도가 낮고 가까이 하기에 어려운 공간이 됐다"라며 "이번에 큰 마음을 먹고 옮겨와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 매력적인 해운대 바닷가라는 장소를 내버려둘지에 대해서는 고민이 되지만 일단은 영화의 전당을 살려보자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는 영화의 전당을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해운대 비프빌리지 부대를 운영하지 않지만, 내년에는 또 두고 볼 일이다.
개막작은 카자흐스탄 출신의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프 감독의 '말도둑들. 시간의 길'이다. '말도둑들. 시간의 길'은 지난 2015년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상을 수상한 예를란 누르무캄베토크 감독이 리사 타케바 감독과 공동 연출했으며, 2017년 부산국제영화제의 아시아프로젝트마켓 선정작이다. 폐막작은 '메리 크리스마스 미스터 모'(2016)를 연출한 임대형 감독의 신작인 '윤희에게'다. 김희애, 나카무라 유코, 김소혜, 성유빈 등이 출연, 애틋하면서도 소박하고 온기있게 사랑의 상실과 복원에 관해 표현한 영화다.
올해 주목할 만한 상영작 중에는 OTT(Over The Top) 서비스 중 하나인 넷플릭스 콘텐츠 '더 킹: 헨리 5세'가 있다. 메인 섹션인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이유에 대해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상영관 보호를 위해 넷플릭스를 배척하진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더 킹'도 초대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킹: 헨리 5세'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국내에서도 두터운 팬 층을 보유한 티모시 샬라메 주연작으로, 올해 '더 킹'을 통해 직접 부산을 찾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내 몸이 사라졌다', '두 교황', '결혼 이야기'가 부국제에서 상영돼 관객들을 만난다.
이어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세계의 영화 흐름은 완전히 바뀌어나가고 있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디즈니 플러스, 워너, 심지어 애플까지 비디오 스트리밍 플랫폼에 뛰어들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플랫폼에 발 맞춰 나가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혔다. 재도약의 기점에 선 부산국제영화제가
또 '김지미를 아시나요'를 특별 편성해 오는 4일부터 6일까지 남포동 비프광장에서 특별 프로그램 ‘김지미를 아시나요’를 선보인다. 프로그램의 주인공 김지미가 3일간 상영과 토크쇼에 참여하며 관객들을 직접 만난다. 김지미는 김기영, 임권택 등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감독들과 함께 작업하며 700편이 넘는 영화에 출연한 전설적인 배우로, '100년에 한 번 나오기 어려운 미모의 스타'라는 찬사를 얻은 배우다. 김지미 특별전을 위해 후배 배우들이 함께 한다. 배우 안성기, 조진웅, 김규리, 전도연이 김지미와 함께 그의 작품 '티켓', '장희빈', '토지', '춘희' 등을 보고 뜻깊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한국영화회고전의 주인공은 정일성 촬영감독이다.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에서 파격적인 앵글과 색채 미학을 선보인 정일성 촬영감독은 임권택 감독과 첫 조우인 '만다라'(1981)로 미학의 정점을 찍었다. 이후 임권택 감독의 작품 '서편제'(1993), '취화선'(2002) 등을 통해 콤비로 활약했다. 올해 회고전에는 그의 촬영작 7편이 상영된다.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아 10편의 대표작들을 선정해 '특별기획 프로그램-한국영화 100년사, 위대한 정전 10선'이라고 이름을 붙였다. '하녀'(1960), '오발탄'(1961), '휴일'(1968), '바보들의 행진'(1975), '바람불어 좋은 날'(1980),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1989), '서편제'(1993),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1996), '살인의 추억'(2003), '올드보이'(2003)가 선정됐다.
한편,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는 3일부터 12일까지 부산시 일대에서 진행되며 85개국 303편의 작품이 초청됐다. 3일 개막식 사회자는 배우 정우성·이하늬, 12일 폐막식 사회자는 태인호·이유영이다.
[사진 = 부산국제영화제 제공-마이데일리 사진DB]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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