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인천에 거주하는 교사 A씨(38세, 남)은 평소 소화가 잘되는 편은 아니다. 늘 속이 더부룩하고 트림을 자주해 학생들 앞에서 민망할 때도 많다. 대수롭게 여기지는 않았는데 올해 초부터는 식사하고 나면 오른쪽옆구리가 많이 결리는 증상까지 생겼다. 병원을 찾아 CT, MRI, 혈액검사 등 다양한 검사를 해보았지만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고, 진통제를 복용해보아도 그때뿐 증상은 반복되었다. 답답해하던 A씨는 주위 소개로 한의원을 찾았고 담적병으로 진단받고 치료 중인데 트림 횟수도 많이 줄고 늘 괴롭히던 오른쪽옆구리통증이 줄었다.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한의학 박사)은 "오른쪽옆구리통증의 원인은 맹장염, 간담도질환, 신장이상 등 다양할 수 있다. 각종 병원 검사에서도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오른쪽옆구리통증과 함께 평소 만성소화불량이 있다면 한의학적으로는 담적병을 의심해볼 수 있다"라고 설명한다.
위장 내 음식물이 미처 소화되지 않고 부패되면서 그 노폐물이 위장 외벽 아래 근육과 신경이 있는 '미들존(middle zone)'에 쌓여 굳어진 것을 담적(痰積)이라고 한다. 이 담적이 유발하는 만성소화불량을 비롯한 소화기장애와 다른 전신증상을 일컫어 담적병(담적증) 혹은 '담적 증후군'이라고 한다.
담적은 우리 몸에 복부팽만감, 목이물감, 명치통증, 설사, 변비, 만성소화불량 등 위장기능장애 등을 유발하는 독소이자 노폐물의 집합체이다. 이 담적이 조기에 치료되지 않으면 축적된 독소가 혈관과 림프액을 타고 전신에 퍼지게 되어, 어지럼증, 만성피로 증상, 불면증, 명치통증과 오른쪽 옆구리통증, 왼쪽옆구리통증 등이 찾아오며, 여성의 경우 생리불순, 생리통 등 전신증상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며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담적병은 왜 나타날까? 스트레스나 피로, 불규칙한 식사, 과식, 야식, 과음 등으로 위장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 위장의 운동성이 저하되면서 제대로 소화되지 못한 음식물이 부패하고 독소가 발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담적병을 유발한다.
담적병은 위장의 기능성질환으로 내시경, CT, 초음파 등의 검사로는 진단이 어렵다. 담적병(담적증)은 다음과 같은 자가진단법을 통해 증상유무를 유추해볼 수 있다.
소화기 증상으로는 첫째, △명치와 배꼽 사이가 더부룩하고 덩어리처럼 딱딱한 것이 만져진다 △속이 자주 메슥거리며 차만 타면 멀미를 한다 △트림이 수시로 나고 복부가스가 자주 찬다 △설사와 변비 등이 반복된다 △명치통증이나 명치 위 혹은 명치 아래 통증이 있다.
신경계 증상으로는 둘째, △머리가 무겁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두통이 잦다 △어지럼증을 자주 느낀다 △가슴이 답답하면서 심장이 두근거린다 △불면증 증상이 나타난다.
순환계 증상으로는 셋째, △신장기능은 정상인데 얼굴이나 손발이 잘 붓는다 △등이나 어깨, 옆구리가 자주 결리고 뻐근하다 △항상 몸이 무겁고 피곤한 만성피로 증상이 있다 △오른쪽 옆구리 통증, 왼쪽 옆구리 통증이 있다.
끝으로 비뇨생식기계 증상으로는 △소변량은 적은데 자주 마렵다 △남성의 경우 성욕이 감소하고 성 기능이 떨어진다 △여성의 경우 냉 또는 대하가 많고, 질염이나 방광염에 자주 걸린다.
"이 중 5가지 이상이 해당된다면 담적병을 의심하고 한의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라고 박지영 원장은 말한다.
박 원장은 "담적병(담적증/담적증후군)의 치료방법으로는 담적을 제거해줄 수 있는 한약을 환자 개인별 증상과 체질에 따라 처방하고 증상 경중에 따라 위장경락순환을 촉진시켜줄 수 있는 침 치료, 약침치료, 온열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담적병은 한의원에 내원했을 때에는 담적이 많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라서 최소 6개월 이상의 장기치료를 보통 필요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담적병의 주된 원인으로 불규칙적인 식사습관, 인스턴트 식품과 자극적인 음식, 과도한 음주와 흡연, 스트레스 등의 생활습관이 꼽힌다. 따라서 담적병을 예방하고 또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평소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야 하며 가벼운 유산소운동과 건전한 취미생활을 유지하며 위장의 부담을 줄이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 = 부천 으뜸한의원 박지영 원장
이석희 기자 young199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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