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동료를 지키려고 했던 행동이다."
WNBA 댈러스 윙스와 피닉스 머큐리의 8월 11일(한국시각) 정규시즌 맞대결. 4쿼터에 크리스틴 아니그웨(댈러스)와 브리트니 브라이너(피닉스)가 리바운드 경합을 하다 팔이 엉켰다. 집단 난투극으로 이어졌다. (경기를 돌려보면 3쿼터부터 조짐이 있었다)
그라이너가 아니그웨를 위협하려고 하자 카일라 쏜튼(댈러스)이 적극적으로 아니그웨를 보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WKBL KEB하나은행, 신한은행을 거쳐 2018-2019시즌 KB 통합우승을 이끈 그 쏜튼이다. 당시 쏜튼은 퇴장 당했다. 주먹을 쓰지 않았지만, 2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았다.
쏜튼을 지난달 26일 KB, KEB하나은행, 삼성생명, 김천시청이 참가한 상주 연습리그 도중 만났다. 올 시즌에도 KB의 지명을 받았다. 댈러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뒤 휴식을 취했다. 당시 비자발급 절차를 거쳐 상주에 머물던 선수단에 합류했다.
쏜튼은 "동료를 지키려고 했던 행동이다. 싸움을 조장하는 성격은 아니다. 팀원이라면 서로가 서로를 지켜줘야 한다. WKBL에서도 그런 일이 있다면 똑같이 행동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일이 있으면 팀 분위기가 단단해지기도 한다"라고 덧붙였다.
수치화할 수 없지만, 팀 케미스트리는 경기력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지닌다. 좋은 플레이에 벤치에서 크게 호응하고, 경기 도중 동료와의 끊임없는 소통 및 격려는 개개인의 경기력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그런 모습이 모여 때로는 팀이 객관적 전력 이상의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물론 난투극이 바람직한 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일로 오히려 팀이 더욱 결집하면서 경기흐름을 주도하는 사례도 종종 발생한다.
올 시즌 댈러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쏜튼은 기량을 떠나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걸 입증했다. 쏜튼이 팀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KB에서도 잘 느껴진다. KB에 따르면 쏜튼이 올 시즌 KB에 다시 지명되자 김경란 통역과 영상통화를 하며 기쁨의 눈물을 쏟았다. 김경란 통역은 "쏜튼이 천안(KB 숙소)에 오자마자 어묵, 떡볶이를 찾았다. 천안에서 상주로 오는 동안 또 먹었다"라고 웃었다. WKBL 네 번째 시즌을 맞이하는 쏜튼의 한국 및 KB 사랑이 대단하다.
WKBL 장수 외국선수 대열에 들며 장, 단점이 노출됐다. 그러나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앞세운 빠른 트랜지션, 힘을 앞세운 돌파력이 다소 투박한 기술을 상쇄한다. 상대 장신 외국선수가 주로 박지수를 맡으면서 국내선수와 매치업, 많은 점수를 만들 수 있는 것도 KB라서 누릴 수 있는 이점이다. 이런 장점들은 2019-2020시즌에도 유효하다.
쏜튼은 올 시즌 WKBL에서 뛰는 6명의 외국선수 중 WNBA에서 가장 높은 평균득점(경기당 10.4점)을 올렸다. "내가 해야 할 것을 열심히 했다. WKBL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WNBA에서 향상하려고 했고, WNBA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WKBL에서 향상하려고 한다. 이제 두 리그를 오가는 게 완벽히 적응됐다"라고 말했다.
KB의 통합우승을 이끌며 최고의 외국선수가 됐다. 올 시즌 동기부여에 약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쏜튼은 "팀에 새롭게 들어온 선수가 있다. 맞춰가야 한다. 어떻게 해야 팀이 이길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내 실력이 늘 수 있는지 노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WNBA 라스베가스에서 두번째 시즌을 보낸 박지수도 격려했다. 적에서 다시 동료로 만난다. 쏜튼은 "올 시즌 많이 뛰지 못했지만, 피카츄(박지수의 별명)에게 좋은 경험이 됐을 것이다. 좋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된다. WNBA에서 두 시즌을 보낸 경험이 KB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올 시즌 박지수는 더욱 잘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카일라 쏜튼. 사진 = 상주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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