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키움이 올해 포스트시즌서 집단 마무리체제를 운용한다.
키움 마무리투수는 좌완 베테랑 오주원이다. 올 시즌 57경기서 3승3패18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32를 기록했다. 수준급 성적. 그러나 장정석 감독은 5일 준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서 "불펜 투수의 보직을 결정해서 포스트시즌을 준비하고 싶지 않다"라고 말했다.
유비무환이다. 오주원은 시즌 막판 10경기서 1승1패2세이브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했다. 9월 평균자책점은 4.70. 아무래도 9월 13일 고척 LG전서 ⅔이닝 1탈삼진 3피안타 3실점한 아픔을 간과할 수 없다.
당시 오주원은 1-0으로 앞선 9회초에 등장했다. 2사까지 잘 잡았으나 채은성과 카를로스 페게로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김민성에게 내야안타를 맞고 강판했다. 안우진이 대타 유강남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맞고 무너졌다. 모두 오주원의 자책점.
오주원은 6월 초 조상우의 부상 공백을 틈타 마무리를 꿰찼다. 4~5월의 좋은 페이스가 마무리를 맡고도 여전했다. 볼은 빠르지 않지만, 스트라이크 존 구석을 파고드는 제구력과 포크볼, 슬라이더로 타자를 유인한다.
그러나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점차 피안타율이 높아졌다. 7월26일 고척 NC전서는 박석민에게 결정적인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8월 11일 두산전, 9월 3일 두산전(비자책), 9월 8일 KIA전서 잇따라 실점했다.
볼이 빠르지 못하니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다. 제구력과 다양한 볼배합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조금씩 분석이 됐다. 전반기 페이스가 워낙 좋아 후반기에 살짝 떨어지는 것도 자연스럽다. 결국 장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장 감독이 오주원을 믿지 못한다기보다, 키움 불펜 특유의 깊은 뎁스를 극대화한다고 보면 된다. 그러면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불안요소를 사전에 차단했다. 키움 불펜은 기존 김상수, 조상우, 한현희에 안우진도 조커로 가세한다. 특히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온 조상우는 9월 평균자책점 1.04로 좋았다. 빠른 볼을 가진 조상우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시즌 초반만 해도 타자들이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안우진의 경우 작년 포스트시즌처럼 2~3이닝 소화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어깨 부상에서 회복된 뒤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조상우와 함께 여전히 키 플레이어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장 감독은 "안우진은 1이닝에서 최대 2이닝"이라고 했다. 작년보다 뎁스가 좋기 때문에, 그 정도로도 충분하다.
결과적으로 장 감독은 오주원에게 여전한 믿음을 심어주되, 팀의 장점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LG 타자 개개인의 데이터, 당일 컨디션이 불펜 운용의 중요한 참고자료가 된다. 작년에 단기전을 경험한 장 감독의 역량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른다. 가을야구 명운을 가르는 부분이다.
장 감독은 "오주원이 마지막에 등판할 수 있겠지만, 그 전에 중요한 포인트에 등장할 수 있다. 이번 포스트시즌은 5회부터 모든 중간투수가 준비할 수 있게 했다. 다양하게 운용해볼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오주원은 "페게로에게 예상하지 못한 한 방을 맞아서 졌는데, 그래도 LG에 약하지 않았다. 2014년에도(플레이오프) LG가 올라가는 걸 막았다. 이제는 자주 나가서, 여러 번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장정석 감독과 오주원(위), 오주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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