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부산 김나라 기자] 정일성 촬영감독(90)이 후배 영화인들에게 애정 섞인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관에선 '마스터클래스: 나의 인생, 나의 영화 정일성 촬영감독' 행사가 진행됐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2019 BIFF) 한국영화 회고전 주인공이다.
이날 정일성 촬영감독은 "지금 일을 안 하고 있지만, 젊은 감독과 함께 작업하고 싶다는 바람을 갖고 있다. 내가 실패한 것, 시행착오를 얘기해주고 싶다. 나는 깨닫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너희는 잘못된 영화를 하지 말라고, 그 시간을 단축시켜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요즘 한국 영화계가 좋은 환경이지 않나. 그렇다면 굉장히 열악했던 우리 시절보다 몇 배 나은 영화가 나와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안 나오고 있다"라고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이어갔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우리 세대가 매너리즘에 빠져있다면 젊은이들은 풍요로움의 매너리즘에 빠져 있는 것 같다. 영화의 매력이라는 게 생략, 비약, 상상력인데 매너리즘에 빠지면 상상력이 없어지고 그저 안일하게 되어버린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좀 실패하더라도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시도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며 "요즘은 한국영화가 아니고, 미국영화를 흉내만 내려는 작품이 너무 많다. 가슴 아프다. 지금 이 땅에서 태어나 한국인 정체성을 담은 영화를 통해 젊은이들이 독창성을 찾았으면 좋겠다. 내가 찍은 영상을 통해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듯이 미래를 향해 나아갔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정일성 촬영감독은 한국영화의 역사를 일궈온 장인이자 자신만의 독특한 촬영 세계를 구축한 촬영의 대가이다.
[사진 = 부산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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