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두산 외국인투수 세스 후랭코프는 역시 큰 경기에 강했다.
지난해 다승왕(18승) 출신의 후랭코프는 재계약 첫해 22경기(117⅓이닝) 9승 8패 평균자책점 3.61에 그쳤다. 5월 17일 인천 SK전서 어깨 이두건염 부상을 당한 게 컸다. 이로 인해 무려 40일을 쉬어야 했고, 부상을 털고 돌아왔지만 복귀전이었던 6월 29일 잠실 롯데전 3⅔이닝 4실점을 비롯해 4경기 연속 조기 강판되는 부진을 겪었다. 방출 위기설이 돌며 힘든 여름을 보내야 했다.
반전의 계기를 만든 경기는 8월 8일 KT전. 당시 5이닝 1실점으로 부활의 신호탄을 쏜 뒤 8월 14일 KIA전부터 9월 3일 키움전까지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하며 막판 극적인 정규시즌 우승의 발판을 놓았다.
물론 그렇다고 감독의 신뢰를 확실하게 되찾은 건 아니었다. 정규시즌 우승이 걸린 10월 1일 NC전에서 3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렸고, 결국 한국시리즈 2선발 자리를 시즌 17승 투수 이영하에게 내줬다.
1, 2차전 모두 승리를 거뒀지만 조쉬 린드블럼(5이닝 1실점)과 이영하(5⅓이닝 5실점)가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런 가운데 후랭코프가 지난해 한국시리즈 2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38의 강세를 앞세워 이번 시리즈서 처음으로 선발야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한때 위기의 남자로 분류됐지만 가을 해결사로 우뚝 서며 팀의 시리즈 3연승을 견인했다.
1회를 선두타자 서건창의 볼넷으로 시작했지만 포수 박세혁의 도루 저지가 컸다. 이후 김하성부터 다시 4회 두 번째 타자 김하성까지 10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쳤고 안타와 볼넷 2개로 처한 2사 만루서 송성문을 1루수 땅볼 처리하는 관리능력을 선보였다. 이후 5회와 6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봉쇄했고 7회 무사 1, 2루를 남기고 마운드서 내려왔지만 이용찬이 후속타 없이 이닝을 끝내며 무실점 투구가 최종 완성됐다.
후랭코프의 이날 투구수는 정확히 100개. 스트라이크(54개)와 볼(46개)의 비율이 이상적이진 않았지만 최고 구속 151km의 직구 아래 커브, 체인지업, 커터 등을 곁들이며 탁월한 범타 유도 능력을 뽐냈다. 지난 시즌 18승을 거뒀을 때의 그 모습이었다.
[세스 후랭코프.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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