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돔 이후광 기자] "가장 급할 때 쓰겠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이번 한국시리즈 이용찬 기용법과 관련해 한 말이다. 두산은 정규시즌 우승을 차지한 뒤 20일의 준비기간 동안 선발 자원인 이용찬의 보직을 불펜으로 변경했다. 새로운 마무리 이형범을 비롯해 함덕주, 권혁, 윤명준 등 불펜 자원들이 많았지만 보다 뒷문을 강화하기 위해 마무리 경험이 풍부한 이용찬의 보직 이동을 결정했다.
이용찬은 사실 마무리라는 위치가 더 어울린 선수였다. 데뷔 초 김경문 전 감독의 눈에 들어 2009-2010시즌에 2년 연속 25세이브를 달성했고, 잠시 선발로 보직을 바꿨다가 다시 불펜으로 돌아와 2015~2016 한국시리즈 2연패에 기여했다.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도 9경기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63(17⅓이닝 7자책)으로 나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용찬을 어떻게 쓸 것이냐고 묻자 “가장 중요하고 급할 때 쓰겠다”고 신뢰를 보였다.
2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 세스 후랭코프가 6회까지 무실점 투구를 펼치다 4-0으로 앞선 7회 선두타자 박병호에게 안타를 맞은 뒤 제리 샌즈를 볼넷 출루시켰다. 투구수가 100개에 달했고 김 감독은 당초 공언대로 이용찬을 투입해 불을 끄려 했다. 그리고 이 승부수는 적중했다.
이용찬은 첫 타자 송성문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무사 만루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일단 대타 박동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첫 아운카운트를 잡았다. 이 때 우익수 박건우가 빠르게 홈에 송구해 3루주자 박병호의 태그업을 저지했는데 이를 보지 못한 2루주자 샌즈가 3루로 향하다 결국 2루에서 태그아웃됐다. 이후 계속된 2사 1, 3루서 이지영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5-0으로 앞선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순항했다. 선두타자 대타 김웅빈에게 다소 빗맞은 타구를 맞았지만 좌익수 김재환이 멋진 슬라이딩 캐치로 이를 지웠고, 곧바로 서건창을 1루수 땅볼, 김하성을 포수 파울플라이로 잡았다. 그리고 9회 장영석의 안타로 처한 1사 1루서 샌즈를 병살타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두산의 원조 마무리 이용찬이 돌아온 순간이었다.
[이용찬.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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