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장정석 감독에겐 혹독한 한국시리즈 데뷔전이다.
키움 장정석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 가장 주목 받은 야구인 중 한 명이다. LG와의 준플레이오프, SK와의 플레이오프서 신출귀몰한 전략으로 키움의 승승장구에 날개를 달았다. 사령탑 3년차, 포스트시즌 2년차를 맞아 명장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서 고전한다. 작년 포스트시즌에 유일하게 경험해보지 못한 무대가 한국시리즈였다. 키움은 두산과 접전을 펼칠 것이라는 전망을 깨고 1~3차전서 모두 패배했다. 26일 4차전마저 내주면 스윕패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확정한다.
장 감독에겐 혹독한 한국시리즈 데뷔전이다. 한국시리즈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와는 또 다르다. 7전4선승제. 시리즈 도중 전체적인 흐름 혹은 기운이 한 번쯤 이동할 순간이 있을 수 있다. 지난 3경기서 그 기회를 놓쳤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서 통했던 특유의 전략이 통하지 않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이 철저히 정공법으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반면, 장 감독은 데이터 혹은 변칙을 앞세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철저한 실패다.
1~3차전 선발투수가 에릭 요키시~이승호~제이크 브리검이었다. 요키시가 정규시즌 잠실에서 완봉승(6월 9일 두산전) 한 차례 포함 두산에 강했다.(두산전 5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3.19, 잠실 3경기 3승 평균자책점 0.86) 이승호 역시 잠실에서 좋았다.(잠실 3경기 1승 평균자책점 2.50, 두산전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2.52) 반면 브리검은 두산전 전적이 좋지 않았다.(1경기 1패 평균자책점 7.20) 누구나 예상 가능한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영하~세스 후랭코프를 차례로 내세운 두산과 철저히 대조된 대목.
그러나 요키시는 1차전서 박동원의 2루 송구에 턱을 맞는 등 4이닝 9피안타 3탈삼진 2볼넷 6실점(3자책)으로 흔들렸다. 브리검은 3차전서 3이닝 5피안타 2탈삼진 1볼넷 4실점으로 무너졌다. 고척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았지만, 14일 SK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11일만의 등판이라는 함정이 있었다. 오랜만에 등판하면서, 베스트 컨디션은 아니었다. 2차전에 나선 이승호만 5⅓이닝 4피안타 2탈삼진 3볼넷 2실점으로 잘 던졌다.
특유의 변칙적인 불펜 운용도 통하지 않았다. 불펜 투수들 중 가장 강력한 구위를 지닌 조상우를 중반 위기에 대기시키면서, 선발투수를 한 템포 빠르게 내리는 전략 자체는 좋다. 그러나 정작 조상우가 잘 던져도 경기 후반을 책임져야 할 오주원과 한현희가 흔들렸다. 1~2차전이 그런 패턴이었다.
3차전서는 타선마저 후랭코프-박세혁 배터리의 변화구 위주 승부에 완벽히 당했다. 키움 타선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서 전반적으로 빠른 공에 강했다. 후랭코프가 변화구 위주 패턴을 들고 나온 건 당연했다. 그러나 대처하지 못했다. 7회 무사 만루서 대타 박동원의 우익수 뜬공에 홈으로 들어가지 못한 박병호, 제리 샌즈의 2루 횡사까지 겹쳤다. 대타 작전마저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1~3차전서 장 감독 뜻대로 풀린 순간이 거의 없었다. 결국 벼랑 끝으로 몰렸다. 현 시점에서 장 감독이 어떤 묘수를 내놓을 수 있을까. 여러모로 상황이 좋지 않다. 종아리에 부상한 박병호 등 주축 선수들의 몸 상태도 썩 좋지 않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다. 그리고 야구는 감독이 아닌 선수들이 한다. 사령탑 3년차 장 감독이 처음으로 지휘하는 혹독한 한국시리즈. 길게 보면 사령탑으로서의 성장통일 수도 있다. 장 감독은 이번 한국시리즈를 끝으로 키움과의 계약이 종료된다. 결과와는 무관하게 재계약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키움 장정석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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