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속 빈 강정이다.
KBO리그에서 2년차를 맞이한 제리 샌즈(키움 히어로즈)는 성공적인 정규시즌을 보냈다. 139경기에 나서 타율 .305 28홈런 113타점 100득점을 올리며 팀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타점왕에 올랐으며 홈런 부문에서도 4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른 모습이다.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5타수 4안타 1타점에 그쳤다. 그나마도 1차전 4타수 3안타를 제외하면 11타수 1안타로 바뀐다.
플레이오프에서도 기대 이하의 모습은 마찬가지다. 13타수 2안타에 만족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5타수 무안타에 삼진 4개 병살타 1개라는, 정규시즌에서는 쉽사리 볼 수 없는 성적을 남겼다.
한국시리즈는 성적만 본다면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부진을 만회하고 있다. 10타수 3안타를 기록 중이다. 볼넷도 4개를 얻었다.
문제는 한국시리즈는 물론이고 포스트시즌을 통틀어 장타가 단 한 개도 없다는 것. 올해 포스트시즌 타율 .237도 실망스럽지만 장타율 .237가 더욱 참담한 숫자다. 정규시즌 때는 장타율과 타율의 격차(순수장타율·IsoP)가 .238이었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은 0다.
기록만 장타 0이 아닌, 타구 자체가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또한 포스트시즌 병살타 3개 중 2개가 팀에게는 결정적 상황에 나왔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는 팀이 3점을 뽑으며 역전에 성공한 5회초 무사 1, 2루에서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었다.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도 팀이 5-3으로 앞선 9회초 1사 1, 3루에서 병살로 물러났다. 그 이후 팀은 9회 3실점, 역전패를 기록했다.
물론 포스트시즌 무대가 되면 샌즈와 같은 강타자들은 상대팀의 견제가 더욱 심해질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이것이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상대팀의 견제가 당연한 것이듯 샌즈와 같은 장타자에게 홈런 혹은 2루타를 바라는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박병호는 준플레이오프 1차전 끝내기 홈런에 이어 2차전에서도 결정적 동점 홈런으로 팀에게 큰 공헌을 했다.
김하성 또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유일한 안타를 결승 2루타로 장식했으며 2차전에서도 점수차를 벌리는 홈런을 터뜨렸다.
반면 샌즈는 포스트시즌 내내 출루가 자신의 역할 전부다. 단타라도 중요한 순간에 나오면 괜찮지만 이 같은 모습 역시 보기 힘들다. 어쩌면 2차전에 배치됐던 2번 타자 자리가 이번 포스트시즌에는 더욱 맞는 옷처럼 보인다.
여기에 샌즈는 3차전에서 주루 플레이로도 고개를 숙였다. 무사 만루 박동원의 우익수 뜬공 때 2루에서 횡사한 것.
3루 주자 박병호의 잘못 유무를 떠나 앞의 주자 상황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경기 후 장정석 감독 또한 "선행 주자를 확인하지 않은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라고 밝혔다.
무릎이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팀을 위해 뛰는 것'이 민폐로 바뀌는 순간, 소속팀 키움은 3경기에 내리 패하며 벼랑 끝에 몰려 있다.
[키움 샌즈. 사진=마이데일리DB]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