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맞고 튕겨나갔다."
오리온 이승현은 KBL에서 파워가 가장 좋은 국내선수다. 낮은 자세에 남다른 힘을 앞세워 장신 빅맨을 상대로 골밑에서 버텨내는 능력이 KBL 탑클래스다. 그런 이승현이 새 외국선수 올터 아숄루를 두고 "내가 맞고 튕겨나갔다"라고 했다. 장재석은 "성격이 온순하지만 경기장에선 무서운 선수다. 몸싸움을 하면 다칠 것 같다"라고 했다.
추일승 감독은 아숄루를 "캐나다 이승현"이라고 했다. 캐나다와 나이지리아 이중국적을 보유한 언더사이즈 빅맨. 신장이 201cm인데, 실제로는 이승현보다 약간 더 큰 듯하다. 파울이 적지 않은 편이긴 하지만, 힘을 바탕으로 한 골밑 수비력은 괜찮다.
27일 삼성 닉 미네라스가 아숄루를 상대로 전혀 골밑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반대로 아숄루는 자신보다 큰 미네라스를 골밑에서 손쉽게 공략했다. 물론 미네라스는 정통 빅맨이 아닌 3~4번이다. 그래도 아숄루의 힘을 충분히 확인한 경기였다.
마커스 랜드리의 아킬레스건 수술과 퇴단. 아숄루는 갑자기 오리온에 합류했다. 오리온은 에이스 조던 하워드를 축으로 토종 빅맨과 포워드들로 스페이싱 농구를 한다. 여기에 아숄루가 이승현, 장재석의 부담을 덜어내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적응과정이다. 강력한 힘으로 수비력을 인정 받았다. 이승현은 27일 삼성전 직후 "사실 발바닥 근육이 찢어진 상태다. 거의 경기에만 나간다고 보면 된다"라고 털어놨다. 자신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아숄루가 반갑다.
긴 시간 출전하기 어려운 약점도 있다. 추 감독은 "수비력은 괜찮은데 아직 로테이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라고 했다. 오리온은 다양한 수비전술을 갖고 있다. 스위치디펜스를 해도 상황에 따라 약속된 움직임이 다양하다. 로테이션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면 실점 위험이 발생한다. 29일 전자랜드전 부진으로 보듯 기복이 있다.
공격 기술은 투박하다. 이승현과 동선이 겹치는 부분도 있다. 이승현은 "나도 스크린을 거는 걸 좋아하는데 아숄루도 똑같다. 겹치는 부분이 있다. 연습을 통해 해결해나가고 있다"라고 했다. 추 감독은 "처음부터 아숄루를 생각하고 만든 게 아니라서, 어려움은 있다"라고 했다.
외곽슛 능력도 없는 건 아니다. 그러나 적중률이 높은 편은 아니다. 감각을 찾고 수비수를 외곽으로 끌어내면 또 다른 옵션을 파생할 수 있다.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패스능력도 있다. 이승현은 "패스가 좀 세다"라고 웃었지만, 센스를 인정했다.
오리온은 토종 가드진이 10개 구단 중 가장 약하다. 때문에 하워드의 출전 비중이 높은 건 당연하다. 아숄루가 출전시간이 짧아 적응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아직 임팩트가 있는 활약은 아니다. 그래도 아직 시즌 초반이다. 시간은 충분하다.
무엇보다 추 감독이 외국선수를 팀에 적응시키는 능력이 탁월하다. 아숄루가 성공적으로 뿌리내리면 오리온 전력이 좀 더 좋아질 게 분명하다. 아숄루를 잘 활용하면 오리온의 경기력 기복을 줄이는 단초가 될 수도 있다.
[아숄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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