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BL 역사에 남을 초대형 트레이드가 터졌다. KCC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올랐고, 현대모비스는 '리빌딩 모드'에 돌입했다.
KCC와 현대모비스가 11일 4대2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현대모비스 핵심 라건아와 이대성이 KCC로 떠났고, KCC 리온 윌리엄스, 김국찬, 박지훈, 김세창이 현대모비스로 갔다. 당장 라건아와 이대성은 새 외국선수 찰스 로드와 함께 12일 DB와의 홈 경기에 출전한다.
KCC는 10일 SK에 연장 끝 패배했지만, 올 시즌 객관적 전력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이정현 옵션의 의존도를 낮추면서, 송교창 김국찬 정창영 박지훈 최승욱 등의 활동량을 앞세워 효율적인 무빙오펜스를 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있었다. 딱 '평균 수준'인 리온 윌리엄스, 수비력이 좋지만 공격력이 너무 떨어지는 조이 도시에 대한 걱정이었다. 정규경기보다 플레이오프가 문제였다. 시즌 막판 국내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면, 결국 외국선수의 공격력이 상당히 중요하다. 즉, 전력 이상으로 선전하고 있었지만, 더 높은 곳으로 가기엔 '한계'도 뚜렷했다. 최근 KCC에 대한 해법을 어느 정도 찾은 팀들도 있었다.
결국 KCC 최형길 단장이 움직였다. 현대모비스는 일찌감치 타 구단들과 트레이드를 타진했다. 그러자 최 단장이 현대모비스와 카드를 조율한 끝에 '빅딜'을 이끌어냈다. 동시에 도시를 내보내며 일본에서 개런티 계약이 돼있던 로드까지 데려왔다. 리빌딩 시즌이지만, 우승기회가 있다 싶으면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KCC다운 선택.
SK, DB, 전자랜드의 전력이 막강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이대성-이정현-송교창-라건아-로드로 이어지는 막강 라인업을 버텨낼 팀이 있을까. 단숨에 통합우승 1순위로 떠올랐다. 다만, '온 볼 플레이어' 이대성과 이정현의 동선 및 역할 조정이 변수다.
현대모비스는 철저히 미래에 초점을 맞췄다. 베테랑 양동근과 함지훈의 기량은 점점 떨어지고 있고, 이대성은 올 시즌 후 FA다. 라건아와의 계약도 1년 반 남은 상황. 유재학 감독은 "이대로가면 팀이 망할 수도 있다고 봤다"라고 했다. 비 시즌 이대성의 연봉협상 관련 잡음이 있었던 건 맞다. 일각에선 "모비스가 이대성과 라건아를 컨트롤 하지 못하는 것 같다"라는 말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유 감독은 "시즌을 준비하면서 나와 대성이가 트러블이 있었던 건 절대 아니다"라고 했다. 실제 최근 현대모비스는 그 누구보다 프로 정신이 투철한 이대성과 라건아 위주로 3연승하며 반등을 꾀했다.
유 감독은 "현재보다 미래를 선택한 것이다. 양동근과 함지훈은 팀의 얼굴이고, 이대성, 라건아를 주지 않으면 미래를 대비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종현이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고 있다. 박경상, 배수용, 신인 서명진 등을 제외하면 여전히 선수층이 두껍지 않다. 수년간 좋은 성적을 거두며 쓸만한 신인들 수급이 쉽지 않았다.
양동근과 함지훈을 중심으로, 김국찬과 박지훈을 주요 옵션으로 만들어볼 계획이다. 유 감독은 김국찬을 두고 "그 나이 때에 그렇게 슛을 던지는 선수가 없다. 무빙슛도 된다. 활동량도 많다"라고 했다. 박지훈에 대해서는 "역시 활동량이 많고, 수비도 적극적으로 한다"라고 했다.
현대모비스는 현실적으로 우승전력에선 멀어졌다. 그러나 평균을 해내는 리온 윌리엄스와 백업 자코리 윌리엄스, 양동근과 함지훈이 있다면 6강 경쟁은 해볼 만하다는 게 유 감독 설명이다. 현대모비스의 리빌딩 모드로 중위권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조짐이다.
현재를 택한 KCC와 미래를 내다 본 현대모비스. KCC는 올 시즌 최강자로 거듭났고, 현대모비스도 지금이 아닌 훗날 웃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라건아와 이대성(위), 김국찬(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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