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수원 윤욱재 기자] "어떤 생각으로 하는지 저도 궁금하더라고요"
이제 막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신인인데 긴장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현대건설의 간판스타인 양효진도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13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2라운드 맞대결. 현대건설은 3세트 초반 마야가 무릎 부상으로 인해 전력에서 이탈, 위기를 맞았지만 국내 선수들이 합심하면서 3-2 역전승을 따냈다. 흥국생명전 8연패 탈출, 그리고 2위 도약이라는 값진 수확을 거뒀다.
홀로 28득점을 따낸 양효진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이번 시즌에 데뷔한 신인 센터 이다현의 쏠쏠한 활약도 눈에 띄었다. 스타팅 출장이 처음이었음에도 블로킹 3개와 서브 2개 등을 묶어 11득점을 올리며 이도희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양효진은 이다현을 향해 "신인답지 않다. 신인인데 긴장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어떤 생각으로 하는 건지 나도 궁금하다"라고 웃었다. 이어 양효진은 "기본기도 워낙 좋다. 앞으로 잘 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은 게 오랜만이다. 습득 능력도 빠르다"고 이다현의 발전 가능성을 인정했다.
이도희 감독 또한 "앞으로 이주아와 박은진 등 정통 센터들처럼 대표팀에서도 활약이 가능한 선수다. 팔이 길고 점프력과 파워도 좋다"라고 이다현이 향후 국가대표로도 선발될 재목임을 말했다.
신인답지 않은 신인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다현은 "팀에 들어와서 '신인 티가 나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라면서 "내가 긴장한 모습을 보이면 우리 팀이 빈틈을 보이게 되는 것이라 최대한 보이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이다현은 향후 국가대표로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도희 감독의 평가에 대해서는 "영광이다. 가능성만 보이다 그치지 않게, 감독님의 기대를 충족할 수 있게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라고 다부지게 이야기했다.
프로 무대는 확실히 다른 곳이다. 쟁쟁한 기량의 국내 선수들은 물론 외국인선수까지 상대해야 한다. 이날 이다현은 루시아의 타구를 블로킹하기도 했는데 "외국인선수는 키도 크고 점프와 파워도 좋다. 그래서 걱정됐지만 타이밍을 잘 맞춰서 대응하려고 노력했더니 잡히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는 흥국생명 을이기지 못해 아쉬웠는데 이겨서 기분이 좋다"는 이다현은 프로 무대 적응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언니들이 너무 잘 해주셔서 잘 지내고 있다"라고 모범답안(?)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들은 양효진과 이다영이 웃음을 짓지 않을 수 없었다.
[이다현. 사진 = KOVO 제공]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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