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도쿄 이후광 기자] 믿었던 이정후가 미숙한 주루로 추격의 흐름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최종전에서 8-10으로 패했다. 슈퍼라운드 3승 2패로 마친 한국은 최종 2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멕시코와 동률을 이뤘지만 승자승 원칙으로 결승행 티켓을 따냈다.
한국은 지난 15일 멕시코전 승리로 도쿄올림픽과 이번 대회 결승 진출을 동시에 이뤄냈다. 다시 말해 이날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경기에 총력전을 펼칠 이유가 없었다. 김 감독은 이에 그 동안 경기에 자주 나서지 못한 선수들 위주로 라인업을 꾸렸다. 박민우(2루수)-박건우(중견수)-김재환(좌익수)-박병호(지명타자)-최정(3루수)-강백호(우익수)-황재균(1루수)-김상수(유격수)-박세혁(포수) 순으로 일본을 상대했다.
선발 이승호가 2회 선취점 헌납에 이어 3회 대거 6실점하며 무너졌지만 1-7로 뒤진 4회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했다. 무사 1, 3루 찬스서 박병호가 적시타로 물꼬를 튼 뒤 강백호, 박세혁, 김상수 등이 모두 적시타에 성공하며 6-7 한 점차 추격을 가했다. 실전 감각이 우려된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일본프로야구 베테랑 투수 기시 다카유키를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았다.
한국은 기세를 이어 5회 볼넷 3개로 손쉽게 무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오노 유다이의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여기서 볼넷으로 출루한 첫타자 박민우를 돌연 대주자 이정후로 교체했다. 박건우도 주루 센스에 있어 높은 평가를 받는 선수이지만 경기를 뒤집기 위해 주전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무사 만루서 최정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1사 만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이어 강백호가 우측 외야로 뜬공 타구를 날렸다. 절묘한 코스로 타구가 향하며 안타가 예상됐지만 우익수 스즈키 세이야가 이를 잡아냈다. 문제는 이 때 발생했다. 타구를 미리 예측한 이정후가 홈으로 절반 정도 향한 뒤 타구가 잡히는 걸 보고 급하게 3루로 돌아가 태그업을 시도하고 홈으로 향했다. 이정후는 홈에서 허무하게 아웃됐고, 그렇게 무사 만루 기회가 종료됐다.
상황은 2사가 아닌 1사 만루였다. 아무리 타구가 안타로 예측돼도 3루 베이스를 밟고 있는 게 정석이다. 타구가 그라운드에 떨어진 뒤 흠으로 들어와도 늦지 않다. 단기전은 찬스 집중력이 승패를 가른다. 5회 무사 만루를 허무하게 놓친 한국은 결국 후반 추격에도 일본을 넘지 못하며 슈퍼라운드 2위로 결승에 향하게 됐다.
[이정후. 사진 = 일본 도쿄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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