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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에서 안타까운 고(故) 설리(본명 최진리)의 죽음을 재조명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루머의 루머의 루머-누가 진리를 죽였나'라는 제목으로 故 설리에 대해 다뤘다.
이날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설리가 "자기를 '트러블메이커'라고 소개를 했었다. 스태프들한테"라며 "그런데 이게 너무 가슴이 아픈 거죠. (본인이) '트러블메이커'라는 걸 너무 잘 알고 있으니까"라며 안타까워했다.
설리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었던 '진리상점' PD는 "제가 한 1주, 2주 전에 만났던 것 같다. 그래서 (보도가) 거짓말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설리의 죽음이 믿기지 않았던 건 설리의 지인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리의 지인은 "당황스러웠고 놀랐고 사실 지금도 좀 실감은 별로 안 된다"고 털어놨다.
앞서 설리는 지난 2014년 7월 돌연 방송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설리의 팬은 "열애설이 처음 터졌을 때가 2014년일 거다. 그때부터 입에 담기 힘든 루머들이 엄청 많았다. 다른 (연예인들의) 루머보다 좀 더 더럽고 이미지 깎아 먹는 루머"라고 말했다.
설리의 지인은 "'나 그거 진짜 억울해. 나 그거 진짜 억울해' 이런 얘기 많이 했었다"며 "한두 번이었겠냐. 걔한테는 그게? 너무 많았겠죠"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불러일으켰다.
이날 방송에서는 설리의 남자친구를 사칭했던 BJ와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저는 설리의 남자친구"라며 영상을 올렸던 BJ는 "설리 씨를 제가 비방하거나 욕을 하거나 모욕할 목적은 전혀 없었다. 사실 그 영상이 원래는 추모 목적이었다. 추모 영상 올릴 때 남들보다 좀 다르게 해볼까 이렇게 생각한 게 있었다. 그렇게 논란이 커질지는 몰랐었다"고 해명했다.
"진짜 악플에 대해 얘기하고 싶은 게 있다"던 BJ는 "솔직히 연예인들이 악성 댓글 갖고 상처받고 이런 거 솔직히 저는 좀 아니라고 본다. 연예인으로선 감내해야 된다고 본다. 제 기준에서는"이라며 "악성 댓글 때문에 너무 징징대고 그러실 거면 저는 연예인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리에게 악성 댓글을 남겼던 악플러들과의 인터뷰도 공개됐다. 한 악플러는 "10주 전이라고 하면 '제가 죄송합니다' 사과를 100번 했을 것이다. 예전에 100주도 훨씬 넘은 걸 와서 말씀하시면 제 입장에서는 어떨까요?"라며 적반하장격으로 굴었다. 또 설리의 SNS까지 와서 굳이 악플을 남긴 이유를 묻자 "설리 씨 팬이냐"면서 "제가 그쪽한테 단 게 아니잖아요. 지금 이걸"이라며 발끈했다.
장난으로 악플을 달았다는 또 다른 악플러는 "설리가 여자고 그렇지만 웬만한 남자 멘탈을 이기는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저는 그런 댓글을 달아도 설리는 아무 신경을 안 쓸 거라고 생각했다"고 무책임하게 굴었다. 이와 함께 "제가 생각하는 악성 댓글은 '죽어라' 이런 게 정말 악성 댓글이라 생각한다. 절대 저는 성희롱적인 발언으로 힘들어했을 거라 생각 안 한다"고 말했다. 이 악플러는 BJ와 마찬가지로 "연예인이란 자체는 관심과 사랑만 받는 게 아니다. 악성 댓글도 받아야 되고 그것도 견뎌야 되고 그래야지.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좋은 차, 좋은 옷 다 누리면서 사는 거 아니겠냐?"고 주장했다.
설리 소속사였던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외부에 밝히지는 않은 건이지만 설리 같은 경우에 한 4, 5년 전부터 본인이 어쨌든 이런 정서적인 문제, 이런 것들을 회사랑 계속 상의를 같이했었고 정기적으로 1주일에 한 차례씩 상담진료 받게 하고 또 다른 치료도 병행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설리의 절친한 지인이었던 홍석천은 설리가 겪었던 아픔에 대해 "교통사고 같은 것이다. 당해보지 않으면 모르지 않나. 불특정 다수한테 정말 그 많은 공격을 당하고 나면 사실 제정신으로 버티는 것도 희한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는 황색 언론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최지은 대중문화 칼럼니스트는 "문제는 '논란'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면서 악성 댓글을 끌어모은다는 것이다. 이걸 몰랐던 사람들까지 알도록. 당사자만 고통을 받고 악성 댓글을 달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배설하고 언론사는 클릭으로 장사를 하고 결국 자신들은 손해 보는 게 없고 책임질 것도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손정희 문화평론가는 소신 있는 행보를 보여왔던 설리에 대해 "설리 씨는 어떻게 보면 이 사회가 소녀에게 원했던 이미지를 반전시키고 있었던 사람"이라고 고인을 회고했다.
'진리상점2'도 준비 중이었다고. '진리상점' PD는 "설리 아이디어 중에 기억이 남는 거는 '생리대를 왜 이렇게 숨기고 다녀야 하지?' 이런 얘기도 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저희가 투명 파우치를 만들어서 당당하게 들고 다니자 이런 얘기도 했었던 것 같다"면서 "(생리대) 10만 개를 설리 이름으로 기부하는 걸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리의 지인은 그의 행동들에 대해 "본인이 할 수 있는, 설리로서 내비칠 수 있는 영향력이라고 많이 생각했던 것 같다. 뭔가 파장이 있기는 했지만 그걸 통해서 용기를 얻은 친구들도 당연히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상처를 받아 가면서까지 얘기한 이유가 아닌가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은 "제가 봤을 때 진리는 잘못된 걸 한 적이 없다. 그런데 사람들은 잘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거기에 있다고 본다. 근데 그때 많이 썼던 말이 '사림이니까' 였다. '사람이니까 이럴 수 있지', '사람이니까 그럴 거야'였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중앙대 사회학과 이나영 교수는 "동심원 구조로 본다면 악플러들이 공생할 수 있게 혹은 계속해서 확장될 수 있게 한 데에는 황색 언론이 조건처럼 깔려있고 일상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남성 문화를 소비하는 일반 사람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이런 부정의 동심원 구조 어디에 놓여있는가를 좀 성찰하고 그래서 오히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공론화가 적극적으로 돼야 한다"며 경각심을 일깨웠다.
[사진 = SBS 방송 캡처]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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