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네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걸 빨리 구분하라."
키움 손혁 감독은 18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어릴 때부터 모신 감독님 모두 훌륭한 분이었다. 모두 롤모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두 분으로 압축된다. 항상 긍정을 강조한 트레이 힐만 전 SK 감독, 염경엽 SK 감독이다"라고 덧붙였다.
손 감독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키움 1군 투수코치, 2017년부터 올해까지 SK 1군 투수코치로 일했다. 이 기간 동안 보좌한 감독이 힐만 전 감독과 염 감독이다. 당연히 두 지도자의 영향을 많이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힐만 전 감독으로부터 '컨트롤'을 깨달은 게 인상적이다. 투수가 갖춰야 할 컨트롤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지도자로서, 사람으로서 생활하면서 필요한 컨트롤이다. 손 감독은 힐만 전 감독으로부터 "네가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구분하라"는 말을 들었다.
손 감독은 가슴 깊이 새겼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걸 빨리 나누려고 하는 스타일이다"라고 했다. 전임 감독으로부터 한국시리즈 준우승팀을 갑자기 이어 받았다. 창단 첫 우승 대업을 일궈내야 하는 부담, 최근 불거진 전임 대표이사의 옥중경영 논란 및 구단 내 파워게임에 대한 부분은 손 감독이 직접 컨트롤 할 수 없다.
손 감독은 구단 내부 논란에 대해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이다. 그것까지 생각하고 걱정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키움에는 대표팀에서도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많다. 내 역할은 선수들이 기량을 더 발휘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좋은 성적에 대한 부담이나 고민은 코치들, 전력분석팀과 나눌 작정이다. 손 감독은 "부담을 떠맡긴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대화를 통해 나누면 최고의 솔루션을 찾을 수 있지 않나 싶다"라고 말했다.
야구 뿐 아니라 인생사도 마찬가지다. 걱정이나 부담을 갖는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 일이라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부딪히는 게 중요하다. 손 감독은 "힐만 감독님은 항상 긍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대신, 자신이 컨트롤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확실한 결단력과 책임감,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감독의 능력을 평가 받는 지점이다. 이 부분에선 염 감독의 "미리 준비하라"는 조언을 새겨야 한다. 어려움이 닥치기 전에 미리 준비하고, 플랜B를 만들어놓는 건 페넌트레이스 운용의 기본이다.
[손혁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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