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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연예

'싸이코패스다이어리' 윤시윤, '나=살인마' 받아들였다 '착각의 늪'

시간2019-11-22 07:56:13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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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육동식(윤시윤)이 자신을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확신하며 '포식자 행보'를 시작했다.

21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싸이코패스 다이어리' 2회에서는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의 다이어리를 손에 넣은 호구 육동식이 다이어리가 자신의 것이라고 확신, 포식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갑질상사 공찬석(최대철)의 폭언에 울컥해 변기뚜껑으로 그를 위협했던 동식은 때마침 변기뚜껑이 부서져버리는 바람에 폭주를 멈출 수 있었다. 아연실색한 공팀장은 동식을 신고하고, 순찰 중이던 심보경(정인선)이 현장에 출동했다. 이미 스스로를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고 확신한 동식은 최대한 싸이코패스답게(?) 위기를 빠져나가기로 했다. 영화 ‘유주얼서스펙트’의 카이저소제에 빙의한 뒤 사건의 정황을 완벽하게 날조해 모두를 깜빡 속인 것. 더구나 보경은 가게 CCTV 영상을 통해 공팀장이 동식을 괴롭히는 모습을 확인했고, 공팀장은 졸지에 신고자에서 가해자로 전락하며 사건이 일단락됐다.

이어 자신을 포식자라고 철썩 같이 믿어버린 동식의 천둥벌거숭이 같은 행각이 이어져 웃음을 자아냈다. 길거리에서 부딪힌 험상궂은 남자의 볼을 겁도 없이 꼬집는가 하면, 다이어리 내용을 참고해 5km 조깅에 도전했다가 1km도 못 가 체력이 방전된 것. 동식은 자신의 저질 체력에 의심을 품기는커녕 ‘교통사고의 후유증이 남아있다’며 기적의 합리화를 선보여 폭소를 유발했다. 또 기억상실 전 자신이 개 산책 봉사활동을 했었다는 사실은 까맣게 잊은 채, 대형견이 자기 앞에서 온순해지자 ‘이 녀석들이 본능적으로 포식자의 향기를 맡은 것’이라며 뿌듯해 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소한 상황 하나하나를 확대 해석해 헤어나올 수 없는 ‘착각의 늪’으로 걸어 들어가는 동식의 모습이 배꼽을 잡게 만들었다.

그런가 하면 포식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시작한 동식은 ‘나쁜 놈’들을 향한 소소한 복수를 감행했다. 자신에게 시비를 거는 이웃집 건달 장칠성(허성태) 앞에서 영화 ‘양들의 침묵’ 속 한니발 박사를 흉내 내며 겁을 준 것. 이 과정에서 동식의 연기에 감쪽같이 속는 칠성의 허술한 모습과 복수를 흡족해하며 미소 짓는 동식의 숨길 수 없는 ‘호구미’가 시청자들을 박장대소케 했다. 동식은 자신을 괴롭힌 회사 상사들에게도 반격을 시작했다. 비리 사건의 몸통인 상무 서지훈(유비)은 공팀장에게 동식을 처리하라고 지시하고, 공팀장은 팀원들에게 거짓 진술서를 강요해 동식을 궁지에 몰았다. 동식이 비리 사건의 모든 책임 덮어쓸 위기에 놓인 상황. 그는 다이어리를 탐독하며 ‘원래의 나라면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달려드는 하룻강아지들을 그냥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지며 가장 자기다운(?) 해결을 하겠노라 다짐했다.

동식은 사내 게시판에 익명의 고발글을 올려 공팀장 일당을 자극했다. 이에 서지훈은 동식을 처리하기 위해 혈안이 되고, 동식은 거짓 진술서를 쓴 팀원들을 포섭하려는 치밀한 작전을 짰다. 이 과정에서 동식은 팀원들로부터 진술서를 강요 받았다는 증언을 받아 녹취하는 데 성공했다. 이때 서지훈으로부터 사주를 받은 건달들이 동식 아버지(이한위)의 가게에서 행패를 부렸고, 동식은 아버지가 건달들 앞에서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자마자 인내심의 한계에 봉착했다. 이어 동식은 영화 ‘불한당’ 속 조현수에 빙의해 건달들을 살벌하게 겁박했고 결국 ‘서상무로부터 사주를 받았다’는 자백까지 얻어냈다.

극 말미 동식이 다이어리를 펼쳐 ‘서지훈 사냥 계획’을 적는 모습이 포착돼 손에 땀을 쥐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도 잠시 앞선 글자들과 판이하게 다른,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동식의 필체가 드러나 폭소를 안겼다. 사실 동식은 난생 처음 써보는 왼손 일기. 따라서 유려하게 써질 리 만무했지만 동식은 ‘아직 왼손이 회복되지 않았다’며 또 다시 기적의 합리화를 선보여 폭소를 안겼다. 이와 함께 동식이 ‘다시 쓰기 시작해야만 한다. 새로운 살인 일기를!’이라고 다짐하는 모습으로 극이 종료돼 ‘착각 살인마’ 동식의 겁 없는 폭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궁금증을 수직 상승시켰다.

한편 다이어리의 실제 주인이자 진짜 싸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서인우(박성훈)는 필사적으로 도망친 노숙자 김씨(정해균)을 찾아내 끝내 살해하는 잔혹한 면모를 드러냈다. 인우는 다이어리를 집에 보관하고 있으니 목숨만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김씨의 집에 불을 질러 방화 자살로 꾸며냈다. 그러나 김씨의 행방에 의혹을 품던 보경이 김씨의 유품에서 피로 찍은 지장을 발견, 앞서 벌어졌던 독거노인 자살 사건과의 관련성에 주목해 눈길을 끌었다. 급기야 보경은 자살로 위장한 살인을 벌여 쾌락을 느끼는 싸이코패스 살인마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본격적으로 사건을 파헤치기 시작해 향후 전개에 호기심을 끌어올렸다.

이처럼 동식이 본격적인 착각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면서 ‘싸이코패스 다이어리’의 코믹함과 아슬아슬한 서스펜스가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무엇보다 ‘무의식적 자아’와 ‘의식적 자아’가 따로 노는 ‘착각 살인마 육동식’이라는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구현해내는 윤시윤의 연기는 표정 연기의 대가 짐캐리 뺨치는 ‘윤캐리’의 탄생을 알렸다.

[사진 = tvN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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