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아산 김진성 기자] 3쿼터 7분44초를 남기고 배혜윤이 기 막힌 드라이브 인을 성공했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이후 5분17초간 무득점으로 침묵했다. 우리은행은 그 시간을 지배했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25일 우리은행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뻑뻑할 것 같다"라고 했다. 이유가 있다. 삼성생명은 시즌 초반 부상자가 너무 많다. 박하나는 아예 동행하지 못했다. 윤예빈과 이주연도 부상으로 훈련량이 많지 않았다. 김한별도 올림픽 프레 퀄러파잉토너먼트 뉴질랜드전서 다쳤다. 우리은행전에 나섰지만,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WKBL 구단들에 3주간의 휴식기가 주어졌다. 그러나 부상자가 많은 삼성생명은 밀도 높은 훈련을 할 수 없었다. 대표팀에 많은 선수가 차출된 우리은행 역시 마찬가지. 이날 김정은, 김한별 등 대표팀에서 주축 역할을 한 선수들의 컨디션은 확실히 저조했다.
두 팀 모두 경기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그래도 우리은행이 전반을 35-28로 마칠 정도로 근소한 리드를 유지했다. 리바운드에서 우위를 점했고, 르샨다 그레이가 리네타 카이저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시즌 첫 경기와는 달랐다. 여기에 우리은행 특유의 정교한 얼리오펜스가 통했다. 박혜진이 중심을 잡았고, 박지현, 김소니아, 최은실이 뒤를 받쳤다.
삼성생명은 기본적으로 야투 적중률이 너무 떨어졌다. 리바운드마저 크게 밀렸다. 실책이 나오자 우리은행의 속공, 얼리오펜스를 전혀 저지하지 못했다. 한 마디로 농구 자체가 되지 않았다. 그나마 전반 막판 배혜윤이 컨디션이 좋지 않은 김정은을 상대로 연속 득점을 올렸다.
배혜윤이 3쿼터 7분44초를 남기고 드라이브 인을 성공하면서 36-39로 추격했다. 그러나 2분27초전 김한별의 우중간 3점포가 터지기 전까지 5분17초간 철저히 침묵했다. 그 사이 외곽슛 실패-속공 허용, 실책-속공 허용이 반복됐다.
우리은행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김소니아의 사이드슛을 시작으로 김소니아의 돌파, 박혜진의 크로스 패스에 의한 김정은의 3점슛, 그레이의 골밑슛, 박지현의 스틸과 자유투 2개, 그레이의 골밑 득점까지. 연속 13득점했다. 물론 촘촘한 맨투맨 수비 밀도는 유지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 리네타 카이저가 파울트러블에 걸렸다. 5분17초의 침묵 전 파울이 1개였지만, 팀의 무득점 시간에 파울 3개를 잇따라 적립했다. 몸 컨디션이 올라온 그레이는 골밑에서 더욱 활개를 쳤다. 굳이 박혜진과 2대2를 많이 하지 않아도 됐다. 간단한 랍패스에 의한 득점이 이어졌다. 3쿼터 종료 46초전 박지현의 3점슛으로 기어코 20점차. 승부가 갈린 순간이었다. 79-53 대승. 1라운드 패배를 완벽히 설욕했다.
우리은행은 3주 휴식기를 통해 그레이의 컨디션을 많이 끌어올렸다. 그레이와 박혜진의 2대2가 1라운드서도 좋았는데, 더 날카로워질 여지가 생겼다. 경기종료 2분38초전 5반칙으로 물러났지만, 좋은 활약을 했다.
이밖에 1라운드서 팀 오펜스에 겉돌던 박지현의 공헌도 많이 올라갔다. 결국 우리은행이 3주간 잘 준비한 게 여실히 드러났다. 반면 삼성생명은 전형적으로 안 풀린 날이었다. 주축들의 컨디션 정비가 우선이다.
[우리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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