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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50대 중반의 나이에 이국 땅 러시아에서 의사가 된 엄마와 희귀암 투병 중인 20대의 딸이 그 동안 터놓지 못했던 마음을 눈맞춤으로 나눴다.
25일 방송된 채널A '아이콘택트'에 두 번째 눈맞춤 신청자로 등장한 김은영 씨는 “54세이고, 러시아 모스크바의 제1 국립의대 세체노프 의과대학에서 재활의학과 전공의 1년차로 일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48세에 공부를 시작했다”며 “6년의 교육과정을 거쳐 올해 의사고시에 합격했다”고 입지전적인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놨다.
이국 땅에서 대단한 꿈을 이뤘지만, 김은영 씨에게는 아픈 사연이 있었다. 그는 “딸이 1992년에 태어났는데, 남편이 떠나고 혼자서 시작한 사업이 실패하자 아이들을 한국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며 “그 뒤 노숙 생활을 하며 남이 흘린 음식을 주워 먹기까지 했다”고 과거의 역경을 고백했다. 하지만 김은영 씨는 아이들과 다시 함께 하겠다는 마음을 품고 다시 일어섰고, 늦은 나이에 의사가 될 수 있었다.
그런 김은영 씨가 눈맞춤을 신청한 상대는 바로 28세가 된 딸이었다. 삭발을 한 모습으로 등장한 딸은 “28세의 김의”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2017년 12월 ‘유잉육종’이라는 희귀암을 발견했고, 6차까지 항암치료와 25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았습니다”라고 말했다. 딸의 상태는 현재 많이 호전됐지만 꾸준히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엄마 김은영 씨는 딸을 러시아로 데려가 더 잘 돌봐주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딸은 “그 얘기는 그만 하라”며 계속 거부했다. 이 때문에 김은영 씨는 진솔한 대화를 위해 딸에게 눈맞춤을 신청했다.
눈맞춤을 하는 동안 김은영 씨는 계속 자상한 눈빛으로 ‘러시아로 가자’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딸은 환하게 웃다가도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눈맞춤이 끝나고 나서 딸은 “러시아에서 좋은 기억이 없다”며 “오빠랑 엄마한테 무시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속마음을 고백했다. 또 “내가 외로울 때 곁에 있어 준 건 친구들이었고, 러시아로 가면 가족으로부터는 채워질 수 없는 외로움이 올 걸 알아요. 그냥, 우린 같이 안 살았잖아요”라며 엄마의 제안을 다시 한 번 거절했다.
이에 김은영 씨는 “엄마는 그 말이 제일 아파. 너희들과 떨어져 살 때, 내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나는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했어. 난 한 번도 너희들을 보낸 적이 없는데…”라며 애달픈 모정을 드러냈다. 이에 딸 역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데 엄마가 보호자 침대에 잠들어 있는 걸 보고 ‘아, 엄마가 아니라 내가 아파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하기도 했어요”라며 엄마에 대한 깊은 사랑을 고백했다.
하하는 “어머니께 기회를 드렸으면 좋겠다”며 딸이 러시아로 함께 가기를 바랐지만 이상민은 “지금 러시아에 가는 건 어머니와 딸 모두를 위한 일이 아닌 것 같다”고 다른 의견을 냈다.
'선택의 문’이 등장하자 딸은 “미안해요”라며 엄마에게 등을 돌려 뒷문으로 나갔고, 딸과 함께 러시아로 가고 싶었던 김은영 씨는 “오랫동안 그 모습이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망연자실했다. 딸은 “이제 우리는 각자 사는 게 더 아름답고 행복하다고 생각한다”고 선택의 이유를 밝혔다.
안타까운 결과가 나왔지만, MC들은 “어머니와 딸 두 분 모두의 삶을 응원한다”며 이들의 행복을 바랐다. 하하는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을 확인한 것만 해도 대단한 성과”라고 말했고, 강호동은 “그 마음만큼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사진 = 채널A 방송화면 캡처]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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