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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훈이가 2번에서 경기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한다."
KT 서동철 감독은 6일 삼성과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허훈과 김윤태의 투가드를 계속 쓸 것이다"라고 했다. 투가드시스템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 팀의 단점까지 상쇄하겠다는 의도다. 정확히 말하면 허훈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석이다.
허훈은 10월 20일 DB전서 3점슛을 9개 연속 성공하는 등 위협적인 공격력이 최대 장점이다. 패스센스도 좋다. 어시스트 1위. 다만, 특유의 공격적 성향이 팀 오펜스를 단조롭게 만드는 경향도 있었다. 허훈과 바이런 멀린스의 2대2는 KT 최대강점이다. 그러나 양홍석, 김현민, 김영환 등 토종 장신포워드들의 공격 지분이 떨어지기도 했다.
허훈과 김윤태는 1~2번을 소화할 수 있다. 스타일은 다르다. 허훈은 공격력이 좋은 1번이다. 2번에 가깝다. 김윤태는 패스센스, 돌파력을 두루 갖춘 1번이다. 김윤태가 볼 배급과 어시스트에 좀 더 집중하면, 허훈이 공격력을 극대화한다.
시즌 초반 김윤태가 허리 부상에 시달렸다. 최근 경기력을 끌어올리면서 투가드시스템의 장점이 발휘된다. 최근 KT 공격의 스피드가 향상됐고, 활동량이 올라갔다. 그러면서 장신포워드들과 시너지를 낸다.
서 감독은 "훈이가 윤태와 같이 뛸 때 2번에서 경기운영에 대한 부담을 덜고 공격에 집중한다. 훈이도 윤태와 같이 뛰는 걸 좋아한다"라고 했다. 허훈은 "윤태 형과 같이 뛰면 나 역시 받아 먹는 득점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김윤태가 세트오펜스를 조율하면서, 허훈은 공격에 집중한다. 김윤태가 돌파나 2대2로 수비밸런스를 교란하면, 허훈이 좀 더 수월하게 공격을 펼친다. 이때 시도하는 2대2가 더욱 위협적이다. 2대2의 최대장점은 내, 외곽 수비밸런스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허훈이 수비 붕괴를 유도하기만 해도 KT 세트오펜스에 큰 도움이 된다. 패스가 좋은 김윤태에게 득점과 어시스트 찬스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같은 논리로 김윤태가 2대2를 하면 허훈 역시 쉬운 찬스를 잡을 수 있다. 투가드시스템으로 공격옵션이 더욱 풍부해졌다. 허훈도 "양쪽에서 2대2를 할 수 있는 게 가장 좋다"라고 했다.
또한, 허훈은 3점슛과 함께 스크린을 받자마자 던지는 미드레인지 점퍼가 위협적이다. 자연스럽게 상대의 헷지나 스위치를 유도한다. 허훈의 슛을 놔둘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러면 수비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다. 허훈에겐 순간적으로 두 명의 수비수가 달라 붙는 상황이 더 좋다. 3점슛, 미드레인지 점퍼, 드라이브 인, 패스 등 선택지는 많다. 허훈은 삼성전 직후 "스크린을 받으면 5대4가 된다. 드리블로 제치거나 패스를 통해 동료들의 찬스를 볼 수 있다"라고 했다.
멀린스가 미스매치를 활용, 좀 더 손쉽게 점수를 만든다. 삼성전의 경우, 김현민도 허훈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골밑 득점을 올렸다. 결국 허훈이 스크린을 받는 순간 자신의 공격과 동료를 돕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캐치한다. 2대2로 파생되는 찬스가 많으니 자연스럽게 KT 장신포워드들의 득점가담도 높아졌다. 허훈과 멀린스에게 몰린 득점분포도가 넓어졌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8일 경기서 KT 2대2를 의식, 지역방어를 활용했으나 허훈이 여유 있게 대처했다.
서 감독은 "훈이가 2번으로 뛰면 또 다른 옵션이 생긴다. 1번에선 공격을 하면서도 동료를 봐줘야 한다는 생각이 플레이를 주저하게 할 수 있다. 2번에선 윤태를 믿고 편하게 공격에 집중한다"라고 했다.
KT 투가드시스템은 수비 약점이 발생한다. 허훈과 김윤태 모두 신장이 크지 않다. 예를 들어 가드진의 신장이 좋은 SK를 상대할 경우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그럴 경우 서 감독은 허훈과 김윤태를 번갈아 기용, 체력을 아끼면서 미스매치를 최소화한다. 최성모를 활용해 허훈과 김윤태의 체력도 안배한다.
서 감독은 "우리 팀이 수비가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최근 5연승 기간 수비조직력이 향상됐지만, 여전히 아킬레스건이다. 대신 투가드시스템으로 팀의 스피드와 활동량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허훈의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경기당 평균 16.4점, 7.3어시스트. 모두 국내선수 1위다.
[허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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