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결국 쏜튼이 끝냈다. 전반 내내 고전하던 KB를 일으켜 세웠다.
KB는 초비상이다. 박지수가 8일 BNK전 이후 오른 다리에 통증을 호소했다. 우측 둔부와 대퇴부 사이 근육이 파열됐다. 안덕수 감독은 13일 삼성생명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3~4주 정도 쉬어야 한다. 매주 체크한다. 일단 1주일은 재활도 할 수 없다. 집에서 쉬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KB는 박지수의 팀이다. 박지수 위주로 공격 패턴과 수비 시스템을 구축, 운용해왔다. 박지수가 빠지면서 트레이드로 데려온 김소담, 3~4번을 오가는 김민정, 빅맨 수비가 가능한 카일라 쏜튼이 번갈아 5번을 맡아야 한다.
삼성생명 임근배 감독은 오히려 박지수가 빠진 KB를 경계했다. "KGC를 봐라. (오)세근이가 없으니 나머지 선수들이 세근이의 스페이싱을 활용하지 않나. 위기의식도 있으니 한발 더 뛰게 된다"라고 했다.
실제 간판스타가 빠지면, 나머지 선수들이 그 공간을 한발 더 뛰면서 메우며, 오히려 세트오펜스에서의 활동량이 올라가면서 효율성이 좋아지는 경우가 생긴다. 현재 KGC도 그렇고, 리네타 카이저와 김한별마저 부상으로 빠진 삼성생명도 마찬가지다. 삼성생명은 이날 전까지 6연패에 빠졌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나쁘지 않다.
삼성생명은 3일을 쉬면서, 공수에서 활동량을 끌어올렸다. 수비에서의 에너지가 좋았다. 쏜튼이 양쪽 엔드라인에서 공을 잡으면 트랩을 했다. 이때 로테이션도 견고했다. KB는 실책을 쏟아냈다. 이때 속공과 얼리오펜스를 통해 김보미, 양인영, 이주연, 윤예빈 등이 잇따라 점수를 만들었다.
쏜튼이 없는 2쿼터는 지역방어 대전. 삼성생명은 KB 지역방어를 효과적으로 깼다. 박하나가 간결한 움직임으로 잇따라 미드레인지를 공략했다. 이주연과 윤예빈, 김보미도 효과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KB의 반격은 3쿼터에 시작됐다. 삼성생명의 아킬레스건은 체력이다. 로테이션의 폭이 줄어들면서, 체력 부담이 극심하다. 배혜윤의 경우 최근 카이저 대신 외국선수와 매치업되면서 후반만 되면 경기력이 떨어졌다. 박하나 역시 복귀 후 게임체력이 완전하지 않은 상황.
KB가 정신을 차렸다. 맨투맨으로 바꾸면서 오히려 수비 응집력이 좋아졌다. 반면 삼성생명은 쏜튼 제어가 되지 않았다. 양인영, 배혜윤이 번갈아 맡다 트랩을 들어갔으나 빈 틈이 많았다. 쏜튼이 골밑을 장악하면서, KB가 10점 내외 스코어를 곧바로 없앴다. 심성영의 3점포 두 방을 곁들여 5분23초전 역전.
이후 막판까지 시소였다. 결국 쏜튼이 모든 걸 해결했다. 기술이 투박해도 힘이 좋고 공을 향한 집념이 남다르다. 일단 골밑에서 자리를 잡으면, 현재 삼성생명 멤버구성상 당해낼 선수가 없다. 또한, KB는 실책을 줄이고 리바운드 응집력을 올리면서 전반과 다른 팀이 됐다. 삼성생명은 수비가 무너지면서 공격에선 이지샷도 놓쳤다.
KB는 5분34초전 김소담의 스틸과 쏜튼의 속공, 4분29초전 쏜튼의 공격리바운드와 골밑 득점으로 7점차까지 달아났다. 승부가 갈리는 순간이었다. KB의 70-59 승리. 쏜튼의 36점 20리바운드 괴력이 돋보였다. 삼성생명은 창단 첫 7연패 수렁. 잘 싸우다 주저앉는 패턴이 이어지며 전체적으로 침체된 분위기다. 부질 없는 가정이지만, 김한별만 있어도 이렇게 주저 앉을 상황은 아니었다.
절대적인 수준에서 KB의 경기력이 좋은 건 아니었다. 삼성생명의 강력한 수비전에 스페이싱 농구가 효율적이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 특히 쏜튼을 제대로 막을 수 있는 빅맨이 있는 팀을 만나면, 고전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당장 15일에 상대할 KEB하나은행도 힘이 좋은 언더사이즈 빅맨 마이샤 하인즈 알렌이 버티고 있다.
[쏜튼.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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