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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한석규(55)가 연기를 하며 느끼는 근본적인 고민을 고백했다.
한석규는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영화 '천문: 하늘에 묻는다'(감독 허진호/이하 '천문') 26일 개봉을 앞두고 라운드 인터뷰를 개최, 취재진과 만나 영화에 대한 여러 스토리를 털어놓는 시간을 가졌다.
'천문'에서 한석규는 '천문'을 통해 다시 한번 세종 연기에 나섰다. 이번엔 장영실(최민식)과의 관계에 집중했다. 세종은 관노 출신인 장영실의 재능과 천재성을 알아보고 신분에 상관없이 그를 임명했으며, 장영실의 출신 때문에 반대하는 이들로부터 감싸줄 만큼 그를 아낀 인물이다.
세종을 연기하며 세종의 엄마를 떠올렸다던 한석규는 자신의 경험을 빗댔다. 그는 "세종 엄마를 많이 생각했다. 사람의 영향을 많이 주고받는 건 부모님이다. 내가 연기를 하면서도 '왜 하나', '어떻게 하다가 연기자가 됐을까' 생각을 한다. 그 원동력이 뭘지 생각한다. 그냥 연기를 좋아해서 하는데, 왜 좋은 걸까 싶다. 그랬을 때 뭔가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하는 것 같다. 직접적으로 '연기를 해야지' 마음먹었던 건 고등학교 2학년 때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이하 '지크슈')를 보고 나서다. 엄청난 전율이 이는 듯한 감동을 받았다. 소위 예술적인 체험이다. 나를 울고 웃게 만들었다. 그게 예술적인 체험이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한번은 키우던 개가 죽었는데 많이 울기도 했다. 대학교 때인데도 그랬다. 그 다음부터는 개를 안 키운다. 그것도 예술적인 체험이다. 걔가 죽고 개를 묻으면서 절망감을 느꼈다. 스무 살이 넘는 남자애였는데도 그랬다. 그것도 생활에서 느끼는 예술적인 체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예민한 사람이다. 그러다가 나의 엄마에게 포커스가 맞춰진다. 엄마가 어렸을 때 극장을 많이 데리고 다녔다"며 "연기를 내가 알고 싶어서 하는 거다. 죽어야 끝난다는 말이 있는데, 그게 나에 대한 공부일 거다. 20대에는 그런 생각을 못했다. 나에 대한 생각보다, 남에 대한 생각을 했다. 연기라는 건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지 않나. 하면 할수록 나에 대한 궁금한 게 더 많아진다. 나를 하게 만든 것은 무엇일지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는 내가 잘 됐을 때 우리 엄마가 좋아해줘서 정말 좋았다. 왜 잘 됐는지 생각해보면, 우리 엄마의 치성 덕분이다. 엄마와 낚시터를 꽤 많이 갔다. 새벽에 보는데 엄마가 텐트에서 무슨 말을 중얼거린다. 종교는 없지만 '우리 막내 아들 (한)석규가 잘 좀 되게 해달라. CF도 많이 하고' 식의 기도였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천문: 하늘에 묻는다'는 조선의 하늘과 시간을 만들고자 했던 세종(한석규)과 장영실(최민식)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작품. 왕과 관노 출신이라는 신분 차이를 뛰어 넘어 특별한 우정으로 하나가 되는 세종과 장영실의 이야기가 담겼다. 오는 26일 개봉.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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