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인천 고동현 기자] 김정년에게는 절대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가 됐다.
김정년(인천 전자랜드)은 25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부산 KT와의 경기에 출장, 결정적 순간마다 활약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7점 1어시스트 1스틸.
1992년생인 김정년은 안양고와 경희대를 거쳐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자랜드에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어렵사리 프로 무대에 진출했지만 장소는 1군이 아닌 D리그 경기장이었다.
지난 23일 서울 SK와의 D리그에서 31점을 올린 김정년은 당시 활약을 발판 삼아 이날 꿈에 그리던 1군 코트까지 밟았다.
사실 출전 자체만으로도 김정년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 하지만 그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3쿼터 종료 4분여를 남기고 출장한 김정년은 3쿼터 종료 1분 22초 전 공격제한시간에 쫓기는 상황에서 넘어지면서 왼손으로 슛을 쐈다. 결과는 백보드를 맞고 득점. 1군 데뷔 첫 득점 순간이었다.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골밑 득점까지 추가했다.
4쿼터에도 팬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1점차 살얼음판 리드를 지키는 상황에서 3점슛을 터뜨렸다. 이후 알 쏜튼의 공을 스틸하며 U파울을 얻어내기도 했다. 아쉬움이라면 U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모두 놓쳤다는 것.
그래도 김정년은 팀이 접전 끝에 승리하며 웃을 수 있었다.
이날 김정년의 활약은 소속팀 유도훈 감독을 반성하게 할 만큼 인상적이었다.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그동안 오늘 김정년 같은 선수를 더 자신있게 기용할 수 있는 환경을 못 만들었던 것 같다. 감독으로서 '아직 내가 멀었구나'라고 느꼈다"라며 "현재 상황에 갇혀 있는 내 자신에 대한 반성을 했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김정년은 "프로(1군) 데뷔전이었는데 팀이 연패를 끊어서 기분 좋다"라며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라고 데뷔전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 안에서의 상황들도 돌아봤다. 그는 첫 득점에 대해 "시간이 너무 없어서 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라고 말한 뒤 4쿼터 3점슛에 관해서는 "(차)바위형이 안에서 패스가 나오면 자신있게 쏘라고 했다. '기회가 오면 자신있게 내 모습을 보여주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라고 전했다.
스틸에 대해서는 "키가 작아서(178.8cm) 쏜튼이 나를 못본 것 같다"라고 웃은 뒤 "자유투를 쏠 때는 앞에 아무도 없고 나 혼자 쏘는데 경직돼서 힘이 많이 들어갔다"라고 말했다.
비록 유 감독은 김정년의 활약 뒤 자신을 반성했지만 정작 김정년은 팀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그는 "전자랜드는 모든 선수에게 기회를 주려고 하는 곳인 것 같다"라며 "다른 선수들도 1군에 오르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 나도 (최근에 좋은 활약을 펼친) (홍) 경기 형을 보고 열심히 했다"라고 밝혔다.
[전자랜드 김정년. 사진=KBL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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