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일본 미야자키 이후광 기자] “1루가 흔들리면 내야 전체가 흔들린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MVP 오재일(34, 두산)이 더 나은 시즌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서 만난 오재일은 “작년 이맘때는 기술을 보완하려 했다면 올해는 여름에 지치지 않기 위해 체력을 키우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파워도 늘리는 중이다”라고 캠프 진행 상황을 전했다.
오재일은 지난 시즌 130경기 타율 .293 21홈런 102타점의 활약과 함께 한국시리즈서 타율 .333 1홈런 6타점을 치며 팀 통합우승을 견인했다. 한국시리즈 MVP 역시 그의 차지였다.
오재일은 “MVP를 탔다고 딱히 달라진 건 없다”고 웃으며 “다만, 팀 분위기는 작년과 다르다. 아무래도 지난해 극적인 우승으로 팀이 더 끈끈해졌고, 응집력도 강해진 느낌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재일도 한방이 있는 장거리 타자이기에 공인구 변화의 영향을 피할 수 없었다. 홈런(27개→21개), 장타율(.539→.495)이 모두 이전 시즌보다 하락했다. 그는 “작년의 경우 넘어갈 타구가 잡히며 멘탈이 한동안 흔들렸다. 나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이 그랬을 것이다”라고 했다.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나은 타격을 예측했다. 오재일은 “이제 공인구를 감안하기 때문에 작년보다 전체적으로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며 “물론 2018년과 같은 기록은 안 나올 것이고 홈런 목표도 낮출 필요가 있다. 이에 꾸준히 대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인구 대비와 함께 올해는 시즌 초반부터 잘 치는 타자가 되고 싶다. 오재일은 최근 3시즌 연속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다 6~7월부터 타격감을 찾았다. 그는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잘 모르겠다. 처음 개막할 때 아무래도 기대가 커서 부담이 된다. ‘올해는 잘해야지’, ‘3할을 쳐야지’ 등 생각이 많아 시작이 느린 것 같다”며 “올해는 처음부터 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재일은 타격과 함께 수비에서도 남다른 책임감을 갖고 훈련 중이다. 수준급 1루 수비를 자랑하지만 방심은 없다. 그는 “1루수가 밖에서 보면 쉬워 보이지만 1루에서 안 좋은 그림이 나오면 내야 전체가 어수선해지고 흔들린다. 반대로 야수들의 부정확한 송구를 아무렇지 않게 해결하면 뭔가 달라진다. 그만큼 중요한 포지션이다”라고 강조했다.
오재일은 이어 “요즘 들어 좌타자에게 커터, 투심을 많이 던지면서 이전보다 오는 땅볼 타구가 많아졌다. 최대한 수비 연습을 열심히 하려고 한다”며 “두산의 강점은 수비다. 다른 내야수들이 너무 잘해서 나도 잘해야 한다”고 미소를 보였다.
오재일에게 올 시즌이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시즌 종료 후 찾아오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 취득이다. 그러나 그는 “사람이니까 생각을 안 할 수는 없는데 생각을 하면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승을 하면 선수의 가치도 높아진다. 팀 우승만 생각하고 달리겠다”고 ‘팀 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 및 한국시리즈 MVP의 영광을 뒤로 하고 다시 뛰는 오재일이다. 그는 “아까도 말했듯이 두산이 작년보다 더 끈끈해졌다. 선수들 모두 부상 없이 체력관리를 잘한다면 작년보다 더 강해질 것이다. 또 다시 통합우승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오재일. 사진 = 일본 미야자키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두산베어스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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