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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기생충 오스카상 4관왕 소감?
봉준호: 1년 전 이 자리에서 제작발표회를 마친 뒤 '기생충'이 이렇게 긴 생명력을 가져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한국에 오게 되어 기쁘다. 기분이 묘하다.
송강호: 처음 겪어보는 과정이었다. 작년 5월부터 오늘까지 봉준호 감독님과 함께 참 영광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기생충'을 통해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관객들에게 뛰어난 한국 영화의 모습을 선보이고 돌아오게 되어 너무 기쁘게 생각한다.
조여정: 보통 영화를 하고 작품을 인정받으면 우리끼리 만족에서 끝나는 것 같은데, '기생충'은 온 국민이 기뻐해 주고 축하해주셨다. 굉장히 큰일을 해낸 것 같아서 참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이선균: 꿈을 현실화 시켜준 봉준호 감독님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자랑스러운 스태프분들, 배우분들과 함께 그 무대에 오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한국팬분들에게도 감사드린다.
-오스카상 캠페인에 참여한 소감?
송강호: 6개월 동안 최고의 예술가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내가 아니라 타인이 얼마나 위대한가 점점 알아가는 과정을 겪었다.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선 제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었다. 위대한 예술가들을 통해 많은 걸 느꼈다.
박소담: 저도 마침 '특송'이라는 작품이 촬영 마무리됐고 시간이 잘 맞아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었다. 또 마침 너무나 좋은 연락들을 주셔서 재미있게 색다른 화보를 찍고 왔다.
이정은: 배우로서 큰 기쁨이었다. 단순한 마음으로 할리우드에 갔는데 봉준호 감독님과 송강호, 두 분 인기가 너무 높더라. 입을 헤 벌리면서 열심히 쫓아다녔다.
봉준호 감독: 캠페인 당시 북미 배급사 네온은 설립된지 얼마되지 않은 중소 배급사였다. 그래서 우리가 처한 상황은 '게릴라전'이었다. 대형 스튜디오, 넷플릭스에 비하면 훨씬 못 미치는 예산이었기에 열정으로 뛰었다. 저와 송강호 선배님은 실제로 코피를 흘릴 정도였다. 열정으로 (부족한 예산을) 메꿨다. 정확하게 세어보지는 않았지만 외신 인터뷰만 600차례, 관객과의 대화 행사도 100회 이상 진행했다. 거대 스튜디오처럼 물량공세가 아닌, 저희들은 아이디어와 CJ·바른손·네온과 똘똘 뭉쳐 팀워크로 승부했다. 그렇게 물량의 열세를 커버하면서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난다. 한때는 그런 생각도 했었다. 주변에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님, '조커'의 토드 필립스 감독님 등을 보면서 이렇게 바쁜 창작자들이 일선에서 벗어나 (오스카 캠페인) 활동을 하고 많은 예산을 쓰는 게 이상하게 보인 적도 있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런 식으로 작품들을 깊이 있게, 밀도 있게 검증하는구나 싶더라. 관객들 입장에선 그들이 어떤 생각으로 이 영화를 만들었는지 세밀하게, 진지하게 점검해보는 과정일 수도 있겠더라. 그것이 아카데미로 장식하게 되는 것이라고 봤다
-오스카상을 두고 '로컬 영화제'라고 발언한 것은 도발을 해 어떤 전략을 펼치려던 것이었나. 모든 게 다 계획에 있던 것이었는지?
제가 처음 아카데미 캠페인에 임하는 와중에 무슨 도발씩이나 하겠나. 그건 그냥 당시 질문 내용에 관한 답이었다. 영화제 성격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칸, 베니스, 베를린은 국제적인 반면 아무래도 오스카상은 미국 중심이지 않나 말한 것이었다. 그렇게 비교하다가 나온 단어였는데 현지 젊은층이 그걸 트위터에 많이들 올렸더라. 하지만 저는 전략을 갖고 말한 게 전혀 아니었다. 대화 와중에 자연스럽게 나온 발언이었다.
-마틴 스콜세이지 명언 언급 등 수상 소감이 엄청난 화제를 일으켰다. 패러디도 많이 됐고.
봉준호 감독: 유세윤과 문세윤은 참 천재적인 것 같다. 정말로 존경합니다.
오늘 아침에 마틴 스콜세이지 감독님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몇 시간 전에 받았는데 너무나 영광스러웠다. 개인적인 이야기라 내용을 말하기는 그렇고, 말미에 내용을 말씀드리자면 그동안 수고했고 이제 좀 쉬라고 하셨다. 대신 조금만 쉬라고 말이다. 감독님 본인도 그렇고 다들 제 차기작을 기다리고 있으니까 조금만 쉬고 일하라고 하셨다.
송강호: 오스카상 작품상 수상 당시 제가 봉준호 감독님 바로 옆에 있었는데, 굉장히 자제를 했다. 앞서 칸 영화제 때 격하게 기뻐하는 저 때문에 감독님 갈비뼈에 실금이 갔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그래서 이번엔 뺨을 만진다든지, 얼굴 위주로 환호했다.
-긴 시상식 레이스를 펼치면서 번아웃증후군이 오진 않았는지?
봉준호 감독: 번아웃 판정은 이미 '옥자' 끝나고 받았었다. 그러나 '기생충'을 너무 찍고 싶어서 없는 기세를 영혼까지 긁어모아 만든 거다. 촬영 기간보다 긴 시간 동안 행사 일정을 소화했는데, 오늘 이렇게 얘기하니 마침내 끝이 나는구나 싶다. '기생충'은 2015년 초에 처음으로 얘기가 나온 작품이었다. 거슬러 올라가자면 참 긴 세월인데 행복한 마무리가 된 것 같아 기쁘다. 제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인 건 사실이다. 그래서 쉬어볼까 생각도 했는데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님께서 쉬지 말라고 하셔서 쉬지 않고 달릴 거다.
-할리우드에서 러브콜을 많이 받을 것 같은데, 해외 진출 계획이 있는지?
송강호: 할리우드가 아니라 국내에서라도 일이 좀 있었으면 좋겠다. 제가 지금 마지막 촬영이 지난해 1월 말이었다. 그로부터 13개월째 (한국에서) 아무런 일이 없다.
조여정: 저는 한국말만 하는 연기도 어렵다.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저도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더 다양하게 많이 하고 싶은 바람이다.
이선균: 저도 특별히 큰 계획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아니다. 흘러가는 대로 산다. 다만 연초마다 생각하는 것이지만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동기 부여를 받고 왔다.
이정은: 제가 인터뷰를 할 때마다 '배우가 돼서 할리우드에는 한 번 가봐야 하지 않겠나' 이런 말을 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굳이 할리우드에 안 가도 되겠더라. 영화 한 편을 잘 찍으면 세계를 안 가도 되는 것 같다. 기회가 온다면 생각해보겠다.
장혜진: 일단 한국 화보부터 먼저 찍겠다. 미국에서 제의가 온다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처음에 (이)정은 언니가 할리우드 이야기하실 때 '한국에서 자리부터 잡아야지'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 보니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 ('사랑의 불시착' 대사 톤으로) '오브 콜스. 와이 낫'.
박명훈: 저도 영어의 중요성을 굉장히 뼈저리게 느꼈다. 그런데 미국에서 아무도 못 알아보더라. 스태프 중 한 명인 줄 안다. 마치 '기생충' 속에서처럼 살고 있는 것 같았다.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감사하다.
-이정은의 영어 인터뷰가 화제를 모았는데?
이정은: 그거 외우느라고 너무 힘들었다. 영어를 잘 못하는데 어떻게 할까, 갈등을 했었다. 그런데 밤새워서 대사 외우듯이 연습하니까 괜찮더라.
-'기생충' 인기 비결?
한진원 작가: '기생충'에는 선과 악이 이분법적인 대립으로 흘러가지 않는다. 캐릭터들 간 각자만의 드라마가 있고 욕망에 따라 살아가는 이유가 있다. 모두에게 연민이 갈 수 있다는 점이 색다른 즐거움이라고 본다. 저는 서민 가정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기우에 가까웠고 박사장은 판타지에 가까웠다. 그래서 취재원들이 중요했다. 디테일을 쫓아나가는 작업들을 통해 즐거움을 줄 수 있던 게 아닌가 싶다.
봉준호 감독: 동시대의 이야기, 우리 이웃에서 볼 법한 상황, 우리 현실에 기반하고 있는 분위기 그런 톤의 영화이기에 이것이 폭발력을 가지게 된 게 아닐까 짐작만 하고 있다. 이 스토리가 우스꽝스럽고 코미디적인 면도 갖고 있지만 이와 동시에 현대사회의 빈부격차가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씁쓸하고 쓰라린 면도 있다. 그 부분을 단 1cm라도 피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기생충'이라는 영화 자체가 그런 작품이다. 영화의 처음부터 엔딩에 이르기까지 정면돌파해야 했고, 또 그러려고 만든 영화였다. 비록 대중적인 측면에선 이게 위험한 요소일 수도 있었지만 최대한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대해 솔직하게 그리고 싶었다. 그것이 '기생충'이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봤다. 그런데 다행히 한국에서도 1,000만 명 이상의 관객분들에게 호응을 받았다.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오스카 후광과 상관없이 기록을 써나갔었다. 그래서 '기생충'의 수상 여부를 떠나서 전 세계 관객들의 큰 호응이 가장 의미 있고 기쁘게 다가왔다.'기생충'이 많은 사건(수상)들로 기억될 수밖에 없겠지만, 사실은 영화 그 자체로 기억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기생충'은 촬영에 임한 모든 스태프가 장인 정신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만들어냈고, 저의 하나하나 고민들이 모여 이루어낸 결과다. 그래서 영화 자체로서 많이 기억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정은, 조여정에 대한 팩트를 말씀드리자면 'SGA(미국영화배우조합시상식)' 때 시상식장 들어가는 과정이 굉장히 길고 복잡한데 거기서 톰 행크스 부부를 만난 적이 있다. 톰 행크가 송강호, 이선균 특히 이정은을 보고 아주 반가워하면서 영화에 대한 질문을 많이 했다. 또 제가 LA의 길을 가다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님을 만났는데 당시에 마침 그저께 자기가 극장에서 '기생충'을 봤다고 얘기를 하시더라. 그 자리에서 20분 정도 얘기를 하셨는데 그중에 10여 분 정도를 조여정에 대한 말을 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님이 조여정의 부잣집 아내 역할 연기에 대해서 계속 하루 내내 그 생각을 했다고 하셨다. 그 연기와 캐릭터가 너무 인상적이라고 하시더라. 'SGA 앙상블상' 수상으로 입증됐든 우리 전체 배우들이 누구 하나 균형 빠지는 거 없이 미국 배우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고 또 아카데미 투표에 있어서도 회원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작품상을 받는 데 일등공신을 한 거다. '기생충'의 인기를 멋진 앙상블을 보여준 우리 배우들과 그것을 지지해준 미국 배우협회 회원들 덕분이 아닌가 그런 분석을 했던 적도 있다.
-'봉준호 감독의 동상을 건립하고 생가를 복원해야 한다'라는 반응들이 나오는 것에 대한 생각은?
봉준호 감독: 저도 기사들을 봤는데, 그런 건 제가 죽은 후에나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 모든 것이 다 지나가리라 하는 마음으로 그런 기사들을 넘겼다. 딱히 할 말이 없다.
-오스카상 4개 트로피의 행방은?
곽신애 대표: 노미네이트가 2명이 있는 상이 있어서 총 6개의 트로피를 저희가 받았다. 그런데 트로피들마다 영화제에서 정해 놓은 수상자 이름이 쓰여있다. 그래서 이름이 쓰여있는 사람들이 자기 것을 챙겨가는 게 가장 합당하다고 생각했다. 일단 주인들이 가져가서 한진원 작가가 하나를 갖고 있고 그리고 4개 부문 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린 봉준호 감독님은 이중 하나를 저한테 주셨다. 사무실에 보관해달라고 하셨다. 그다음에 제 이름이 적혀 있는 것 하나도 저희 사무실에서 보관하고 있다. 나머지 3개는 봉준호 감독님이 갖고 계신다.
-끝인사
박소담: 촬영 기간보다 길었던 '기생충' 수상 캠페인에 참여해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함께 작업했던 팀원들이 제 가슴 속에 오래오래 자리할 것 같다. 여러분에게도 그랬으면 좋겠다. 저도 열심히 살아가겠다.
장혜진: 저라는 낯선 배우를 흔쾌히 작품에 써주신 봉준호 감독님, 거부하지 않으셨던 곽신애 대표님께 너무나 감사드린다. 낯선 배우를 낯설지 않게 봐주신 관객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 꿈 같은 시간을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모르겠다. 제가 원래 가늘고 길게 가는 게 꿈이라서 사실 걱정이다. 본연의 저는 이렇게 예쁘지 않고 보통의 아줌마다. 연기를 더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아직까지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여러분이 원하신다면 끝까지 하겠다.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감사하게 받고 내일은 또 내일을 살겠다.
박명훈: '기생충'이 한국 영화 100주년에 황금종려상이라는 큰 상을 받고, 또다른 100년을 여는 때에 오스카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큰 영광이었다. 본업으로 돌아가 좋은 작품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겠다.
곽신애 대표: 이 모든 과정에서 정말 많이 배우고 기뻤다. 정말 어느 영화보다 좋은 일들이 많아서 이 멤버들이 다 너무 보고 싶을 것 같아 걱정이긴 하다. 원래 하던 일 열심히 하겠다.
봉준호: 저는 이제 다음 작품을 준비하며 뚜벅뚜벅 걸어나갈 것이다. '기생충'이 왜 그랬을까, 왜 이토록 세계적인 호응을 얻었을까는 관객분들이 평가해주실 거다. 빨리 다음 작품을 열심히 써나가는 게 한국 영화 산업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이라고 생각한다.
-'기생충'의 미국 드라마 제작 진행 상황은?
봉준호 감독: 제가 프로듀서로서 참여하고, 연출하실 감독님들은 이후에 차차 찾을 거다. '바이스'의 아담 맥케이 감독님이 작가로서 합류했다. 그분과는 이미 몇 차례 만나 얘기를 나눴었다. 애초에 '기생충'이 갖고 있는 주제의식, 그리고 오리지널 영화와 마찬가지로 블랙코미디, 범죄드라마 형식으로 만들 것이고 더 깊게 파고 들어갈 거다. 시즌제 형식은 아니고, HBO에서 리미티드 시리즈라는 명칭을 붙였더라. HBO의 '체르노빌'처럼 5~6 에피소드로 완성도 높은 밀도의 TV 시리즈로 만들려 하고 있다.
틸다 스윈튼, 마크 러팔로 캐스팅 소식에 대해선 "공식적인 사안이 전혀 아니다. 캐스팅은 이야기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미드는 아직 구조 같은 걸 논의하고 있는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올해 5월에 '설국열차'의 TV 시리즈가 미국에서 방영되는데, 그것도 2014년부터 준비했던 거다. 5년여 만에 방송이 되는 걸 보면, 아마 '기생충'도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생각된다. 차근차근 준비를 잘 해야 하니까 말이다. 아담 맥케이 감독님과 HBO 측과 순조롭게 첫발을 딛고 있다.
-'기생충' 흑백판을 선보인 이유?
봉준호 감독: 어떤 거창한 의미보다는 고전 영화나 클래식 영화에 대한 동경, 로망이 있어서 만든 거다. 만약에 내가 지금 1930년대를 살고 있고 이 영화를 흑백으로 찍었다면 어떤 느낌일까 항상 그런 영화적인 호기심들을 품고 있었다"라며 "그런 마음에서 '마더' 때도 흑백 버전을 만들었었다. 영화 마니아분들이라면 그런 관심이 다 있을 것 같다"라고 얘기했다. 똑같은 영화이지만, 해외 영화제에서 한 팬으로부터 '흑백으로 보니까 더 화면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라는 평을 들었다. 알록달록한 컬러들이 사라지니까 배우들의 눈빛과 표정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관객분들에게 재미있는 체험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차기작 계획은?
봉준호 감독: '기생충'이 오스카상을 수상했다고 해서 차기작이 달라지는 건 없다. 몇 년 동안 준비해온 작품을 늘 하던 대로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기생충'이라는 영화도 저나 배우분들이나 제작사 식구들, 모두 평소 우리가 해왔던 그대로 찍은 영화다. 그런데 오늘날 이런 예기치 못한 결과를 얻은 거다. 어떤 목표를 정하고 찍은 건 아니었다. 완성도 있는 영화를 정성스레 만든 것이었다. 차기작도 그 기조가 유지된다고 말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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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다음에 해외에서 그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한국 영화산업의 특유의 활기, 많은 좋은 작품들이 나오는 이유가 뭐고 한국 영화산업의 여러 가지 활력과 장점, 반면에 또 우려되는 점은 무엇이냐 이런 질문 많이 받습니다. 그래서 질문하셨던 것에 대해서 플란다스의 개 때 얘기를 많이 합니다. 요즘 젊은 신인들이 플란다스의 개 시나리오를 가지고 왔을 때 또는 기생충과 글자 하나 다르지 않은 똑같은 시나리오를 들고 왔을 때 과연 투자를 받을 수 있고 영화가 촬영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냉정하게 해 봤을 때 한국 산업이 그동안 제가 1999년에 데뷔를 했는데 20여 년간 눈부신 발전이 있었고. 그렇지만 동시에 또 젊은 감독들이 뭔가 이상한 작품, 뭔가 좀 모험적인 시도를 하기에는 뭔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경향. 그래서 재능 있는 친구들이 산업으로 흡수되기보다는 그냥 독립영화를 만드는. 그래서 독립영화와 산업의 메인스트림이라고 칭해야 될까요.
이것이 평행선을 이루는 그런 부분이 안타깝다, 이런 얘기를 많이 했었습니다. 말씀하신 2000년대 초 플란다스의 개나 살인의 추억을 찍고 그랬던 당시에는 서로 간에 독립영화나 메인스트림 또는 이런 쪽의 어떤 상호 침투 내지는 좋은 의미에서의 다이내믹한 충돌 같은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의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될까. 고민이 되는 지점인데. 가까운 80, 90년대 제일 붐을 이루었던 홍콩영화가 인더스트리가 어떻게 쇠퇴해 갔는지에 대한 기억을 우리가 선명히 갖고 있습니다. 그런 길을 걷지 않으려면 한국의 많은 인더스트리가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영화라는 것이 갖고 있는 리스크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되고 더 도전적인 영화들을 산업이 껴안아야 된다, 수용해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고요. 그렇지만 최근에 나오는 여러 훌륭한 독립영화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워낙 많은 재능들이 이곳저곳에서 꽃피우고 있기 때문에 결국은 산업과의 좋은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저는 그냥 그렇게 희망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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