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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하도권(43)은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의 '갓두기'이기 이전에 하도권이고, 그 전엔 김용우(본명)였다. 서울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한 뒤 2004년 뮤지컬 '미녀와 야수'로 무대에 오른 그는 성악가 대신 뮤지컬 배우의 삶을 살아왔다.
하도권은 그 이유를 '언어의 한계'로 꼽았다. 그는 "성악은 다양한 나라의 언어로 이야기를 해야 한다. 그들의 문화를 표현해야 한다. '척'하는 게 싫었다. 정확히 모르는데 아는 척 하는 게, 무대 위에서 가짜를 연기하는 것 같았다. 마음에 안 들었다. 그런데 뮤지컬은 제가 마음껏 노래하고 나의 말로 정서를 전달할 수 있어서 매력적인 장르였다"고 말하며 웃었다.
그러나 하도권은 또 다른 도전 욕구를 불태웠다. 뮤지컬 '엘리자벳', '레미제라블', '오페라의 유령', '라이온킹', '아가씨와 건달들' 등으로 관객들과 만났던 하도권은 매체 연기로 눈을 돌렸다.
"무대 연기는 현장성이 가장 매력적이지만 정작 저는 저를 볼 수 없어요. 그래서 저에겐 현장성이 사라지죠. 또 뮤지컬은 또 음악에 갇혀 있잖아요. 대신 매체 연기는 보다 더 리얼한 연기가 가능해요. 더 많이 열려 있어요. 결과물을 제3자 입장에서 모니터하고 볼 수 있고요. 그 시절의 나를 볼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에요."
야심차게 나섰지만 쉽지는 않았다. 그렇게 약 3년 간 공백기를 보내야 했던 그는 지난 2016년 웹드라마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시작으로 드라마 '사임당-빛의 일기',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황후의 품격', '의사 요한' 등에 연달아 출연했다. 분량도 차츰 늘려갔다. 이 과정에서 그는 본명 김용우에서 하도권이란 새 이름으로 활동명을 변경했다.
"새로운 장르로 도전하면서 뮤지컬에서의 경력을 가져오고 싶지 않았어요. 신인으로서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거든요. '하' 씨를 선택한 이유는 제가 하비에르 바르뎀을 너무 좋아해서요. 그런 연기를 하고 싶어요. 형제로 묶이기 위해 성을 '하' 씨로 했죠.(웃음) '도권'이란 이름은 작명소에서 준 여러 의견을 종합해서 했어요. 투박하고 남자다운 이름이라 선택했는데 잘 어울리죠? 그런데 지금은 강두기가 됐네요."
늘 가족들의 믿음 안에서 확신을 가졌다던 하도권은 "불안함 혹은 아쉬운 마음이 들지는 않았냐"는 물음에 "그냥 저는 속도와 상관없이 제 길을 걷고 있었다. 제 시간에 맞춰서, 제 템포대로 걷는 중이다. 그러던 중에 드림즈라는 달콤한 오아시스를 만나서 목을 축이고 있다. 조금 더 알려져서 세상 밖에 나왔지만 또 지나갈 거다. 제 템포를 지키면서 배우의 길을 걸어가려고 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저는 나이가 많지만 신인이에요. 나이가 많아서 도전을 주저하는 다른 배우들에게도 좋은 시그널이 됐으면 해요. 그리고 제가 어떤 배역을 맡든, 궁금해지고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렇게 하겠지'보다는 '어떻게 할까?'로요. 하비에르 바르뎀처럼 되고 싶은 거죠."
[사진 =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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