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K리그 무대에 11년 만에 복귀한 이청용이 울산에서의 활약에 대한 의욕을 나타냈다.
이청용은 5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울산 입단 기자회견에 참석해 K리그 복귀 소감을 전했다. 지난 2006년 서울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이청용은 2009-10시즌 볼튼으로 이적할 때까지 K리그에서 68경기에 출전해 12골 1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2020시즌부터 울산에서 활약할 이청용은 11년 만에 K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다음은 이청용과의 일문일답.
-입단 소감은.
"11년 만에 K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왔다. 국내팬들 앞에서 매주 경기를 할 수 있게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이런 기회를 주신 울산현대에 감사한 마음이다."
-서울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는.
"서울은 내가 가장 애정을 가지고 있는 팀 중 하나다. 울산 유니폼을 입었지만 그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축구 선수로 할 수 있는 최고의 경험을 만들어 준 곳이기 때문에 감사한 클럽이다.
울산으로 가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 울산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 주셨고 그것만 생각하겠다."
-서울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번 시즌에 순위경쟁을 잘했으면 좋겠다. 서울도 내가 사랑하는 팀이기 때문에 좋은 성과를 얻었으면 좋겠다."
-시즌 중 이적을 선택한 이유와 유럽 무대에 대한 미련은 없나.
"국내에 복귀하기까지 많은 고민과 생각을 하며서 결정했다. 유럽축구에 대한 더이상 미련이 없었기 때문에 국내 복귀를 고려했다. 울산에서 굉장히 좋은 기회를 만들어주셨다. 여름보다는 시즌 시작하는 시점에 국내로 들어오고 싶어 이번 겨울에 이적을 추진했다."
-울산을 선택한 이유는.
"울산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경기를 뛰지 못할 때부터 감독님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셨다. 당시에는 유럽 무대에 대한 미련이 있어 복귀를 생각하지 않았고 정중히 거절했다. 팀을 결정하는데 있어 그런 고마움이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다."
-울산을 결정하는데 있어 고명진 등 동료들과 나눈 이야기는.
"굉장히 좋은 훈련 분위기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팀을 결정하는데 있어 주변 동료들의 조언이 중요한 부분이기는 하지만 결정적이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모든 선수들이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팀에 대한 애정도 다르다. 나도 궁금해서 물어봤지만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이 된 후 물어봤다.
고명진에게 들은 이야기는 팀 분위기도 좋고 환경도 좋고 선수들 기량도 좋기 때문에 나까지 온다면 좋은 효과가 나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울산에서의 우승에 대한 열망은.
"울산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가 우승을 하고 싶어서였다. 아직 한경기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우승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 우승을 보고 시즌을 달려가기 보다는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 그러다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유럽에서의 미련이 남지 않았다고 느꼈던 순간과 등번호 선택 이유는.
"내 능력에 있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나이가 더 먹고 선수 생활이 얼마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것 보다 최고 레벨에서 돌아와 경기한다면 볼튼과 월드컵에서의 활약을 기억해주시는 팬들에게 나의 경기를 볼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시즌 시작을 앞둔 상황이었고 선수들이 번호를 차지한 상황에서 팀에 합류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 동안 달았던 번호 중 가장 무거운 번호를 달게됐는데 새로운 등번호와 함께 활약을 펼친다면 의미가 있을 것 같다."
-K리그 복귀가 불발된 기성용과 나눈 이야기는.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다. 성용이도 얼마전에 국내 복귀를 마음에 먹고 팀을 알아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팬들도 아쉬워했지만 가장 아쉬운 사람은 선수 본인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당장 K리그에서 함께 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위 분들이 도와주셔서 한국축구의 기둥 같은 선수가 K리그에서 뛰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유럽에서 활약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은. 팀동료들과 나눈 이야기는.
"어제 팀 선수들을 처음 만났다. 선수들 뿐만 아니라 구단 직원분들이 기쁘게 반겨주셨고 내가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는지 감사한 마음이었다. 감사한 마음을 경기력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유럽 생활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처음 볼튼으로 가면서 느낀 기억들은 아직까지 남아있다. 볼튼에서의 첫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볼튼에서 워낙 좋은 기억이 있고 선수들과 잘 지냈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고 있다. 크리스탈 팰리스와 보훔에서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뒤를 돌아봤을 때 누구나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해서 나에게는 행복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K리그 개막이 연기됐는데.
"모든 분들이 조심스러운 상황이고 하루 빨리 코로나가 사라져서 안전하게 축구팬들이 축구장에서 경기를 즐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루 빨리 경기장에서 만나보고 싶다."
-동해안 더비를 치르게 됐는데 각오는.
"동해안 더비 뿐만 아니라 나에게는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하다. 11년전 뛰었을 때보다 K리그 수준이 높아져 더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 시즌이 시작될지 모르지만 독일에서 돌아온지 얼마되지 않아 정상 컨디션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 빨리 정상 컨디션을 만들에 팀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에 복귀하면서 가장 크게 고민한 부분은.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들이 기억해 주시는 나의 모습은 내 생각보다 기대치가 높을 수도 있다. 부담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축구 선수라면 가져가야 할 부분이다. 책임감을 가지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대표팀에서의 활약에 대한 의욕은. 유럽진출을 꿈꾸는 동료들에게 해줄 조언은.
"내가 조언을 할만한 대단한 선수는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선배들을 보고 배웠듯이 나도 프로 선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잊지 않는다면 선수들이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대표팀은 내가 욕심을 낸다고 해서 가서 뛸 수 있는 자리가 아니고 특별한 자리다. 그 동안 한경기 한경기 최선을 다했고 앞으로 어떤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잘 준비해서 대표팀의 부름을 받는다면 잘 준비해 월드컵 진출에 도움이 되고 싶은 바람이다."
-올시즌 목표는.
"이적과정에 있어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시간이 한달 정도 된다. 특별한 부상 없이 팀에 합류해 훈련한다면 금방 컨디션이 올라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을 치르면서 득점 기회와 어시스트 기회를 최대한 살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기성용은 서울과 협상하면서 섭섭함을 느끼기도 했는데 서울 팬들이 아닌 구단에 대한 생각은.
"서울에 대한 애정이 많다. 국내로 돌아왔을 때 서울만 생각했었다. 선수가 가고 싶다고 해서 갈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서로의 입장차이는 있었지만 서로의 결과에 대해 존중했다. 오히려 더 좋은 기회가 나에게 찾아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앞으로 뛸 울산에 집중해 좋은 경기력을 보여드리는 것이 서울 팬들에게도 보기 좋은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서울과의 위약금은 해결됐나.
"위약금은 지금 자리에서 모든 것을 말할 수는 없다. 추후에 서울과 이야기할 생각이다. 울산을 결정하고 국내로 돌아온 것은 국내팬들에게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었다. 그 생각으로 돌아왔다. 한국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서울도 그런 마음을 이해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울산 입단 사진을 특별한 장소에서 촬영했는데.
"신선했다. 입국 다음달 사진을 찍어 표정이 안좋았을 수도 있지만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팬들이 그런 아이디어를 좋게 봐주신다면 특별한 사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력 뿐만 아니라 팬분들을 최대한 경기장으로 불러들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 준비가 되어 있고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가 많이 마련됐으면 한다. 그런 부분들이 리그에 좋은 영향을 미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11년전과 비교해 달라진 부분과 K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그 당시와 비교해 플레이 스타일 등이 달라졌지만 마음 가짐은 같다. 간절함을 가지고 있고 그 당시보다 한경기 한경기가 더 소중하다. 간절함 속에서 나오는 경기력이 스스로 기대된다. K리그에서 못했던 우승의 꿈을 울산에서 이루고 싶다."
-울산 김도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반겨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을 해드리고 싶다. 감독님과 훈련할 수 있는 날들이 기대된다.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
-울산이 올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영입한 선수들과의 호흡에 대한 기대감은.
"좋은 선수들을 영입했다. 축구가 하루사이에 효과가 나타나는 단순한 스포츠는 아니다. 조금 기다려 주시고 발을 맞추고 호흡을 맞출 시간을 2-3개월 보낸다면 미래가 기대되는 팀이 될 것이다. 어떤 팀도 단기간에 내용과 결과를 모두 가져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단순한 경기 결과나 내용보다는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 주신다면 더 좋은 팀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 경력에 있어 울산이 마지막 구단이 될 수도 있나. K리그 복귀를 생각한 시기는.
"K리그 복귀를 마음먹은 것은 한달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판단했다. 앞으로 무엇을 하면 좋을까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국내에서 뛰는 것을 생각했고 보훔에 이적을 요청했다. 마지막 팀이 될지 앞으로 2-3팀이 될지 모르지만 지금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현실적으로 현재를 바라보며 준비를 하고 싶다."
-AFC챔피언스리그에 임하는 각오는.
"규정상 16강전까지는 챔피언스리그에서 뛸 수는 없다. 시즌 초반에 리그에 집중할 생각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다. 챔피언스리그는 누구나 꿈꾸는 대회다. 유럽에서 생활하면서 관심있게 지켜봤다. 한국팀들이 고전하고 있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지금의 모습이 본 모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조별리그 통과와 함께 한국팀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K리그 복귀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하루 빨리 경기장에서 만나고 싶다."
[사진 = 한혁승 기자 kanf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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