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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내가 기다렸던 동생이다."
두산 베어스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32)는 KBO리그에서의 두 번째 시즌이 유독 설렌다. 지난해와 달리 언어가 통하는 동료와 동고동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KT 위즈에서 올해 두산으로 둥지를 옮긴 라울 알칸타라(28)가 바로 그 동료다.
페르난데스는 쿠바 출신으로 모국어인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에서 뛰며 영어도 많이 접했지만 스페인어가 훨씬 편하다. 이에 지난해 미국인 듀오 조쉬 린드블럼-세스 후랭코프와 보이지 않는 언어의 장벽이 있었다. 페르난데스는 통역 최우진씨와 영상통화를 통해 만나는 가족을 벗 삼아 낯선 타지 생활을 적응해나갔다.
그러나 올해는 희로애락을 솔직하게 터놓을 수 있는 알칸타라라는 동생이 생겼다. 알칸타라는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역시 쿠바와 같은 스페인어를 사용한다.
원래도 흥이 많은 페르난데스는 호주, 일본 스프링캠프서 더욱 활발한 태도로 훈련에 임했다. 특히 알칸타라와의 브로맨스가 눈에 띄었다. 항상 붙어 다니며 장난을 치고 인터뷰 때는 취재진 뒤에 서서 동생이 무슨 말을 하는지 엿들었다. 두산 관계자는 “호세가 작년보다 훨씬 더 밝아졌다. 알칸타라가 팀에 온 효과인 것 같다”고 말했다.
페르난데스는 알칸타라를 “항상 기다리고 있었던 동생”이라고 했다. 그는 “아무래도 내가 영어 실력이 부족해 지난해 외인들과 소통이 어려웠는데 알칸타라가 오고 분위기가 달라졌다. 너무 좋다”고 환하게 웃었다.
두산에 처음 온 알칸타라 또한 페르난데스라는 형이 있어 든든하다. 페르난데스를 “형 같은 존재”라며 “어딜 가나 많이 알려주고, 처음 가는 곳은 꼭 같이 가준다.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또 한 명의 외인 크리스 프렉센(26)도 이들과 빠르게 친분을 쌓고 있다. 알칸타라의 경우 스페인어와 영어를 모두 구사할 수 있어 미국 출신의 프렉센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페르난데스 또한 두산 선배이자 외인 맏형으로서 프렉센을 잘 챙기려 노력한다.
외국인선수의 가장 큰 과제는 적응이다. 그 동안 KBO리그를 보면 메이저리그서 화려한 커리어를 쌓고도 적응에 애를 먹어 짐을 싼 외인이 제법 있었다. 그런 면에서 외인들의 ‘특급 브로맨스’는 팀 전력에도 상당한 보탬이 된다. 김태형 감독은 “올 시즌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라울 알칸타라(좌)와 호세 페르난데스. 사진 = 일본 미야자키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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