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27살의 늦깎이 신인 안권수(두산)가 2020시즌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안권수는 지난해까지 일본에서만 야구를 했다. 일본 와세다 실업 고등학교와 와세다 대학을 졸업한 꽤 유망한 외야 자원이었지만 일본 프로팀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결국 일본 독립리그를 거쳐 실업리그에서 야구를 해야 했다.
그러던 찰나 지난해 8월 수원KT위즈파크서 열린 2020 KBO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이아웃에 참가하며 ‘할아버지의 나라’서 프로의 꿈을 펼치기로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허리가 아파 마음껏 제 기량을 펼칠 수 없었다. 주루 테스트 도중 허리를 잡고 통증을 호소한 그였다.
그런 안권수가 마지막 10라운드서 극적으로 KBO리그 입성에 성공했다. 트라이아웃을 제대로 치르지 못했기에 그만큼 기대감이 낮았지만 2020 KBO 신인드래프트서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2019시즌 통합우승팀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안권수는 이번 겨울 당당히 1군 스프링캠프로 향해 눈도장을 찍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공격, 수비, 주루 모두 생각보다 괜찮은 선수다. 1군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고 그를 2020시즌 플랜에 포함시켰다.
두산 소속으로 치른 첫 스프링캠프는 어땠을까. 19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안권수는 “두산 수준이 높다는 걸 느꼈다. 연습량에서 뒤처지면 절대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주루는 어느 정도 보여줬다고 생각하는데 타격에선 강점보다 약점이 많이 드러났다. 아직 100%를 보여주지 못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함께 짝을 이뤄 훈련한 정수빈의 경기력을 보고도 많은 점을 배웠다. 안권수는 “(정수빈이) 생각만큼 몸집이 크지 않았지만 타격 시 중심에 맞히는 법을 잘 알고 있었다. 수비나 주루에서도 센스 있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굉장한 선수라는 걸 느꼈다. 수비, 공격에서 모두 도움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한국에서 정식 경기를 치르지 않았지만 훈련 및 청백전을 통해 일본과의 미세한 차이점을 느꼈다. 안권수는 “문화적으로 조금 다른 부분이 있었다”며 “일단 수비 시 제 위치보다 앞으로 나와 수비를 하는 경향이 있다. 물론 타자 별로 상이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투수들이 변화구로 카운트를 잡는 비율보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았다. 또 불리한 카운트 때 일본의 경우 강하게 들어오는데 한국은 변화구를 많이 쓴다. 내 생각과 다르게 진행이 됐다”고 볼카운트 싸움에서의 차이점도 덧붙였다.
안권수는 시범경기 취소로 인한 아쉬움도 전했다. 신인인 그는 “시범경기가 없어 한국 투수들이 어떤 공을 던지고, 어떤 구질인지 알 수 없다. 그런 부분을 빨리 공부해 내 개인노트에 적어 분석하고 결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아쉽다”고 했다.
그러나 여전히 데뷔 시즌을 향한 설렘은 유효하다. 가장 만나고 싶은 투수를 묻자 “프리미어12에서 던졌던 양현종과 상대해보고 싶다. 워낙 좋은 선수인 걸 알고 있어 대결해보고 싶다”고 말했고, 목표에 대해 “1군에서 열심히 해서 생존하는 것이다. 주루 쪽에서 기대를 많이 받고 있어 도루를 많이 성공시키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전했다.
안권수는 비시즌 야구와 함께 한국어 공부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독해, 청취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 그는 “만화책을 많이 읽으면서 독해가 좋아졌다. 듣는 것도 많이 발전됐다”면서도 “말할 때 형들이나 선배들 같이 윗사람에게 실례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팀 내 또래 선수들이 많은 도움을 줘 적응에 무리가 없다. 안권수는 “김인태, 서예일과 친구라 말하기가 편하다. 같이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고 미소를 지었다.
[안권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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