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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유희관 "8년 연속 10승, 꼭 이루고 싶은 목표"

시간2020-03-20 12:21:09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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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느림의 미학’ 유희관(34, 두산)이 2020시즌 의미 있는 10승에 도전한다.

유희관은 지난 19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공식 팀 훈련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2020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전했다.

가장 먼저 꺼낸 이야기는 시범경기 취소 및 개막 연기로 인한 컨디션 조절 문제였다. 유희관은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 시범경기를 하며 더 집중하게 되고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데 본의 아니게 3차 스프링캠프를 치르고 있다”고 웃으며 “지루하지만 스스로 관리를 잘해야 한다. 개막일이 정해지면 그 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좋을 듯하다”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캠프서 컨디션을 천천히 끌어올린 게 득이 됐다. 유희관은 “부상을 당하지 않고 시즌에 임해야 한다. 내겐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는 게 자부심이고 목표”라며 “그래서 일부러 페이스를 늦게 끌어올렸다. 그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캠프 때 많은 경기를 했으면 개막이 늦어져 진이 빠졌을 텐데 1경기밖에 하지 않아 좋은 작용을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내 앞에 4명의 선발투수가 있어 굳이 개막에 맞춰서 몸을 만들 필요는 없다”고 농담을 하는 여유도 보였다.

유희관은 이어 지난 16일 잠실구장서 펼쳐진 자체 청백전 뒷이야기를 전했다. 유희관은 당시 백팀 선발투수로 나서 2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흔들렸다. 1회 김재환에게 중월 2점홈런을 허용한 뒤 2회 2사 1, 2루서 정수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유희관은 “잠실에서 중월 홈런을 맞은 게 처음인 것 같다. (김)재환이가 같은 팀인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일단 그것보다 내 공이 몰렸고 높았다. 청백전이지만 공부가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청백전을 통해 제구를 완벽하게 가다듬을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홈런 후 김재환의 세리머니에 대해선 “다음 청백전 때 빈볼을 던져봐야겠다”고 농담하며 “(김)재환이가 작년에 감이 좋지 않았다. 물론 내 공을 친다고 그 감이 올라오는 건 아니겠지만 이 홈런을 계기로 올 시즌 더 좋은 활약을 했으면 좋겠다”고 4번타자의 반등을 기원했다.

외국인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던진 시속 81km짜리 커브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유희관은 “청백전이지만 내 공을 점검해야 해서 다양하게 던졌다. 호세에게 안타를 맞으면 1년 동안 놀림을 당할 것 같아서 안 던지는 공을 던져봤는데 안타를 맞았다”고 웃으며 “요즘 호세가 나를 보면 계속 ‘베이비’라고 놀린다. 다음에는 꼭 잡고 싶다”고 전했다.

유희관은 지난 시즌 28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3.25로 호투하며 7년 연속 10승 고지에 올라섰다.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8년 연속 10승이다.

KBO리그 역사에서 7년 연속 10승을 달성한 투수는 단 4명뿐이다. KT 이강철 감독이 해태 시절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연속 10승에 성공했고, 정민철 한화 단장이 한화 시절 1992년부터 1999년까지 8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그리고 팀 동료 장원준이 2008년부터 2017년까지 경찰청 2년을 제외하고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챙겼다.

유희관은 “개인 기록 중 가장 의미 있는 기록이 될 것 같다. 꼭 이루고 싶은 큰 목표”라며 “8년 연속 10승을 하면 (장)원준이 형과 함께 KBO리그 좌완 공동 1위가 된다. 최고의 선배들과 이름을 나란히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또 더 나아가서는 이강철 감독님 기록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유희관에게 끝으로 에이스가 되지 못한 아쉬움, 또 에이스가 되고 싶은 마음에 대해 물었다. 사실 유희관은 2015시즌 18승, 7년 연속 10승 등의 기록에도 에이스라는 타이틀과 인연이 없었다.

유희관은 “예전부터 내가 승을 더 많이 챙겨도 더스틴 니퍼트가 에이스였고, 매년 10승을 했지만 지난 시즌 (이)영하가 17승을 해서 토종 에이스가 돼버렸다. 난 항상 이런 것과 싸워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내 마음 속으로 두산의 좌완투수, 토종 에이스라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나선다. 굳이 다른 사람이 그렇게 불러주지 않아도 내가 토종 선수 중 가장 잘 던진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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