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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텔레그램 'n번방'에 참여했던 20대 남성의 사망을 두고 "기쁘다"고 표현해 주목을 받은 래퍼 버벌진트가 장문의 글로 입장을 밝혔다.
버벌진트는 13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오늘 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고 말문을 열며 "제가 넷상에 올린 표현들이 다 박제될 것을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이게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어제 올린 스토리는 요 근래 속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충동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지금 드는 생각은 '그런 태도/수위의 포스팅을 만일 여성 유명인이 하셨다면 얼마나 많은 테러위협을 받을까' (실제로 용감하신 여러 분들이 목소리를 내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 스토리에 부들부들할 사람들 놀리려고 올린 이모티콘 같은 것들이 이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몇 초나마 까먹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후회된다', '혹시라도 내 인스타그램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의 표시를 하신 분들이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하는 삶의 경계 안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정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 역시 과거에 '이게 뭐가 문젠데?' 하면서 저지른 수많은 폭력적인 또는 차별적인 행동들이 있었다. 나잇값 못하는 저의 충동적 포스트에 응원과 동조의 DM을 수천 개씩 보내주시는 걸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된다"고 적었다.
그는 "2016년 6월 16일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과거 저의 부끄러운 가사 라인들을 다시 언급해주시는 분들께는 고맙다. 리마인더니까. 특히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고 한다"며 이번 논란과 함께 불거진 성희롱 가사 논란에 대해서도 사과한 뒤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버벌진트는 'n번방'을 통해 아동 성착취물 300장 이상의 사진을 가지고 있던 남성이 극단적 선택을 하자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관련 기사를 캡처해 게재했다. 그러면서 "기쁘다. 몇 명 더 사망하면 기념곡 냅니다. 신상 공개도 갑시다"라고 글을 적어 이목을 집중시켰다.
국민적인 공분을 자아냈던 사안인만큼 "속 시원하다"는 반응이 쏟아졌으나 일각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사망 기사에 '기쁘다'라는 표현은 경솔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더불어 버벌진트가 과거 발표했던 노래 가사 중 성희롱, 불법 촬영을 연상하게 하는 내용들이 담겨 있어 논란이 더해졌다.
이하 버벌진트 글 전문.
오늘 좀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네요
제가 넷상에 올린 표현들이 다 박제될 것을 당연히 예상은 했지만 이게 싸움의 주제가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어제 올린 스토리는 요근래 속으로 갖고 있던 생각을 충동적으로 표출한 것이구요, 어떤 생산적인 결과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지금 드는 생각은
'그런 태도/수위의 포스팅을 만일 여성 유명인이 하셨다면 얼마나 많은 테러위협을 받을까' (실제로 용감하신 여러 분들이 목소리를 내신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 스토리에 부들부들할 사람들 놀리려고 올린 ♥나 메롱emoji같은 것들이 이 사건이 얼마나 끔찍한 일인지를 몇초나마 까먹게 만들었을 수도 있겠다, 후회된다'
'혹시라도 내 인스타그램에 어떤 방식으로든 동조의 표시를 하신 분들이 자신들이 계속 살아가야하는 삶의 경계 안에서 어떤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까'
정도입니다.
저 역시 과거에 '이게 뭐가 문젠데?' 하면서 저지른 수많은 폭력적인 또는 차별적인 행동들이 있었습니다. 나잇값 못하는 저의 충동적 포스트에 응원과 동조의 DM을 수천 개씩 보내주시는 걸 보면서 부끄럽기도 하고, 지금 상황이 얼마나 엉망진창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그리고 2016년6월16일의 음주운전 적발 사실과 과거 저의 부끄러운 가사 라인들을 다시 언급해주시는 분들께는 고맙습니다 리마인더니까요. 사람은, 특히 지금 한국에서 남자는 한 순간 정신줄 놓으면 어떤 악마가 될 수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기려고 합니다.
이제 닥치고 조용히 후원하고 응원하고 기도할게요
[사진 = 버벌진트 인스타그램]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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