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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김유진 PD를 둘러싼 '학폭 가해자' 논란이 연일 거세다. 약혼자 이원일 셰프도 나서 손편지 사과문을 발표했으나, 반쪽짜리 해명으로 피해를 주장하는 이들의 분노를 키웠다.
최초 폭로자 A 씨는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연예인 닮은꼴 예비 신부 피디는 집단폭행 가해자다. 2008년 제가 16세 때 저는 유명 피디에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집단폭행을 당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는 곧바로 일파만파 퍼지며 김유진 PD는 물론, 그와 오는 8월 결혼을 앞둔 이원일 셰프를 향해서도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결국 22일 두 사람은 고정 출연 중이던 MBC 예능 '리얼연애 부러우면 지는 거다'에서 자진 하차하기로 했다.
이후 이원일 셰프와 김유진 PD는 손편지 사과문을 발표했다. 먼저 이원일 셰프는 "사실을 떠나 결과론적으로 가슴 아픈 상처를 되새기게 되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해당 논란이 원만하고 그 누구도 더 이상 상처받지 않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라고, 김유진 PD는 "사실 여부를 떠나 저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고 오랜 시간 동안 아픔을 잊지 못한 피해자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지금은 저의 해명보다 상처받은 분께 사과가 우선이라 생각하고 있으며 직접 연락드려 사죄하겠습니다. 저를 직접 대면하기 너무 화나시겠지만 제가 진심으로 사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저의 행동으로 상처와 피해를 받으신 분께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두 사람 모두 "사실 여부를 떠나"라는 모호한 표현으로 부정적 여론만 키운 꼴이 됐다. 게다가 "직접 사과할 기회를 달라"라는 김유진 PD의 호소는 말뿐이었다는 것으로 드러나며 진정성마저 의심을 불렀다.
최초 폭로자 A 씨는 22일 밤 "가해자 PD가 셰프의 SNS에 '사실 여부를 부정하는 듯한' 사과문을 올렸지만 연락을 취하겠단 말은 그저 말뿐, 제게는 아직까지도 연락을 하고 있지 않다"라며 "12년 전 일이기 때문에 제가 누군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연락처를 찾을 방도가 없어서 연락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하신다면,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PD는 제가 누군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 증거로 PD는 어제 오후 7시부터 제게 진심을 담은 사과 후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Y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었고 연락을 취했다. PD는 Y와 연락하는 중에 제 연락처를 묻지 않았다. 오히려 Y가 '지금까지 긴 시간 동안 사과 안 하고 뭐했냐'라고 충고했다. 이에 PD는 Y에게 피해가는 일 없도록 하겠다고 이야기했을 뿐, 제 연락처나 다른 걸 묻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어 김유진 PD를 향해 "밤새 본인이 한 잘못에 대해 반성은 없고 이 일을 어떻게 잘 넘어갈 것인지 입을 맞추느라 피곤하셨나 보다. 목소리가 좋지 않았다고 들었다. 저는 그 생활을 최소 8년을 했다. 8년 동안 이어진 괴롭힘에 이어 드디어 가해자들이 모두 뉴질랜드를 떠나고 발 뻗고 트라우마에 벗어나 지내려고 하는데 이제는 주동자가 TV에도 나오더라. 저는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제가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갈 때 옆에서 제 손을 잡아주고 도왔으며 이 일을 공론화하자는 조언을 해주었던 제 최측근 지인의 연락조차 피하고 계신다. 저에게 연락하실 마음은 있으신 거냐. 제게는 연락 한번 없이 일방적인 가해자 입장에서의 사과문에 '사실 여부'를 떠나 사과한다는 말로 2차 가해를 하시고 그 덕분에 3차 가해를 하는 댓글들이 달리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계시냐"라고 반문했다.
현재까지도 김유진 PD 측으로부터 연락은 오지 않았다고. A 씨는 23일 "집단폭력 가해자의 '사실 여부를 떠난' 자필 사과문 이후 18시간가량이 흘렀다. 아직 저에게 별다른 연락이 없는 것을 보니 아직도 이 상황에서 어떻게 피해 없이 벗어날지 궁리를 하고 계신 건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A 씨는 김유진 PD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또 다른 네티즌 B 씨와 나눈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B 씨는 김유진 PD가 뉴질랜드 유학 당시 같은 학교를 다녔던 재학생이라고.
특히 "이원일 셰프가 3월에 이미 약혼자 김유진 PD의 학폭 논란을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하며 눈길을 끌었다. B 씨가 김유진 PD의 '부럽지' 출연 사실을 접한 뒤 이원일 셰프에게 직접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학폭 의혹을 알렸다고 한다.
A 씨에 따르면 B 씨는 김유진 PD에 관한 일에 공론화하고 싶었지만, '사실 적시 명예훼손' 고소가 만연하기에 법정 싸움에 얽힐까 두려워 이원일 셰프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라고.
그러나 이원일 셰프는 해당 메시지를 읽고도 '부럽지' 출연을 강행했다고 한다. A 씨는 "B 씨가 혹시라도 신분이 노출되거나 특정되어 고소를 당할까 봐 (이원일 셰프에게) 메시지를 보낸 계정을 삭제했다. 메시지를 보낸 캡처본은 갖고 있지 않지만 보내기 전 B 씨가 자신의 휴대전화에 적어 두었던 메시지 내용과 저장된 날짜와 시간이 보이는 캡처본을 첨부했다"라며 증거로 내밀었다.
A 씨는 B 씨의 말을 빌려 "이원일 셰프가 예비 신부의 과거 학교 폭력을 3월 10일 새벽에 이미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묵인한 채 방송에 계속 출연했다. 커플 셀카를 인스타그램에 보란 듯이 올렸으며 예비 신부인 가해자는 피해자가 메시지를 보낸 며칠 후 아무렇지 않게 브라이덜 샤워까지 했다고 한다"라고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집단폭행 가해자 PD와 이미 알았음에도 묵인하여 똑같이 가해자 선상에 오른 예비 신랑 유명 셰프도 이제 그만 고민하시고 하루빨리 피해자들에게 연락하여 진심 어린 사과하시길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뿐만 아니라 B 씨는 김유진 PD에 대해 "전 피해자분(A 씨)이 카톡 주신 것처럼 PD가 학교 밖에서 그런 짓까지 하고 다닐 줄 몰랐다. 다만 학교 내에서 실세 중에 실세였다. 학교 안에 한국 사람이 많긴 해도 워낙 학교 자체가 좁았고, 그래서 PD가 하는 말이 곧 법이었다. 밖에서는 폭력으로 사람을 괴롭히고 안에서는 정신적으로 괴롭혔나 보다. PD가 저랑 제일 친한 친구를 엄청 싫어했다. PD가 아무 이유도 없이 모욕을 줬고 친구는 얼마나 괴로웠으면 2년 넘게 다닌 학교를 졸업을 얼마 앞두고 자퇴했다. 저에 관해서도 근거 없는 소문들을 내고 다녔다. 다들 이 학교를 다녔으면, 한국인이라면 PD한테 당한 게 하나씩은 꼭 있는데 말을 못 한다. PD 성격 아니까. 지구 끝까지 찾아가서 되갚아줄 거란 걸 말이다. 그리고 PD에게 맞은 한국인도 있다. 주말이 되면 학교 교실이 비는데 거기서 때렸다. CCTV 없는 곳에서. 미성년자일 때 술, 담배는 기본이었다"라고 주장해 충격을 더했다.
또한 A 씨는 "추가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제가 피해를 알리면서 용기를 낸 수많은 피해자들 때문이다. PD는 이런 폭행을 저에게만 저지른 게 아니라 다수의 다른 피해자에게도 저질렀다는 걸 지켜보신 여러분도 아실 거다. 그런데도 사과문엔 그분들에 대한 언급도 없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는 한국 사람이라는 것이 자랑스러워 나라를 탓하는 걸 정말 싫어함에도, 안타깝지만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가해자는 떳떳하고 피해자는 두려움 속에 살아야만 하는 이 날 것의 모습이 지금 한국 사회의 현실"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어 "만약 제가 올린 피해 글도 여러분의 도움 없이 공론화되지 못 했다면, 하룻밤 만에 기사가 나지 않았다면 집단폭행 가해자와 셰프가 '사실 여부를 떠나서' 따위의 사과문이라도 올리기나 했을지 의문이다. 그저 무시하고 조용히 넘기며 꾸준한 방송 출연으로 피해자인 제 마음에 한 번 더 못을 박았을 거라고 예상한다. 감히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폭력 피해자들이 피해를 공론화하는 글을 올렸을 때 지금과 같은 응원의 마음을 보내주시고 화력에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피해자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검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피해자는 당당하고 가해자는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하는 당연한 분위기가 하루빨리 우리 사회에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진 = MBC '부럽지' 캡처, 온라인커뮤니티, 이원일 셰프 인스타그램]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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