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에도 경기 후반부 힘으로 타자를 압도할 수 있는 투수가 탄생하는 것일까.
유신고를 나와 2012년 두산 육성선수로 입단한지 어느덧 8년이 지났다. 항상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불안하다는 꼬리표에 시달렸고, 야구가 되려고 하면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오프시즌 연일 관심을 끌고 있는 이동원(27)의 이야기다.
그러나 올해는 다를 것 같다. 청백전 3경기에서 최고 구속 157km의 직구를 뿌리며 몸을 푼 이동원은 지난 27일 인천 SK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퍼펙트 투구를 펼쳤다. 세 타자를 상대로 11개의 공을 던졌는데 모두 직구였고, 최고 구속 155km를 마크했다. 안정된 제구력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손쉽게 잡아낸 부분이 가장 고무적이었다.
이동원의 프로 생활은 우여곡절의 연속이었다. 2017년 KIA와의 시범경기서 158km짜리 직구를 던지며 잠시 주목받기도 했지만 고질적인 제구 불안에 1군 데뷔는 늘 꿈에서만 이뤄졌고, 설상가상으로 2017년 5월 우측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다.
이동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은퇴할 때 하더라도 1군 마운드는 꼭 한 번 밟아보자는 일념 아래 성실히 재활 스케줄을 소화했다. 재활 과정에서도 제구 불안을 잡기 위해 밸런스 운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그리고 그 노력이 서서히 결실을 맺고 있다.
2020시즌을 임하는 이동원의 각오는 남다르다. 간절함을 갖고 훈련에 임하는 것은 물론, 등번호까지 과거 양의지, 배영수가 달았던 25번으로 바꿨다. 양의지는 FA 대박을 터트리며 NC로 이적했고, 배영수는 통합우승으로 프로 커리어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동원은 두 선배들의 좋은 기를 받고 싶다.
두산은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 후 줄곧 파이어볼러 갈증에 시달렸다. 강속구로 주목을 받았던 홍상삼, 최대성은 제구 난조를 극복하지 못한 채 팀을 떠났고, 김강률은 부상 때문에 지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올해도 좋은 공을 던질지는 미지수다.
그렇기에 이동원의 등장이 반갑다. 시즌 개막 후에도 지금 정도의 제구만 이뤄진다면 불펜의 깊이를 한층 더할 수 있다. 이동원도 “올해는 스트라이크를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1군에서도 그의 강렬한 직구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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