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드디어 LG의 고민이 해결되는 것일까. LG의 구상이 적중하고 있다.
LG는 무서운 상승세로 더블헤더까지 독식하며 6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어느덧 공동 2위로 올라섰다.
LG가 지난 해와 비교해 나아진 부분은 역시 '2루 강화'를 꼽을 수 있다. 지난 해만 해도 주요 약점으로 꼽혔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국가대표 2루수 출신인 베테랑 정근우의 가세가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정근우는 분명 전성기가 지난 선수다. LG 유니폼을 입고 2루수로 복귀한 그는 호수비를 선보이기도 했지만 아쉬운 실책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는 LG에서도 짐작하고 있었던 부분이다. 류중일 LG 감독은 "정근우가 전성기 만큼 수비를 보여주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일찌감치 올해 2루는 '정근우-정주현 패키지'로 운영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정근우-정주현 패키지가 빛난 순간은 바로 14일 잠실 SK전이었다. 선발 출전한 정주현은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리며 달라진 타격감을 뽐냈고 9회말 대타로 나온 정근우는 끝내기 안타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지난 해 주전 2루수를 맡았던 정주현으로서는 정근우의 등장으로 자극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작년 준플레이오프에서 5할 타율을 쳤던 감각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한 정주현은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시즌 2호 홈런을 작렬하며 벌써 지난 해 기록한 홈런 개수를 채운 상태다.
한때 외야수로 전향했던 그는 팀 사정에 따라 급히 2루수로 복귀하면서 애로사항이 많았는데 꾸준한 출전으로 경험을 쌓으면서 수비 또한 한층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류 감독도 "정주현의 수비가 많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한다. 이제는 호수비를 보여줄 정도로 성장했다. 만약 정주현의 두 차례 호수비가 없었다면 LG가 더블헤더를 쓸어담았을지는 의문이다.
무엇보다 두 선수는 서로를 경쟁 상대로 의식하기 보다는 팀의 2루 자리를 건강하게 만드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활약을 기대하게 만든다.
정근우는 벤치에서 정주현이 시즌 1호 홈런을 터뜨리는 장면을 보며 진심으로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근우는 "(정)주현이가 평소에 성실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 주현이의 홈런이 마치 내가 친 것처럼 너무 기뻤다"라고 말했다.
정주현은 평소 롤 모델로 삼았던 정근우와 같은 유니폼을 입으면서 그의 노하우를 흡수하고 있다. "나와 비슷한 작은 체구인데 홈런도 곧잘 치고 도루도 많이 하는 걸 보면서 롤 모델로 삼고 선배님 같이 악바리처럼 하고 싶었다. 타격과 수비 모두 노하우를 잘 알려주신다"는 게 정주현의 말이다. 두 선수의 '시너지 효과'로 물들은 LG의 2루는 더이상 약점이라 말할 수 없다.
[정주현(왼쪽)과 정근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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