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5번 타자가 가장 중요하다.
키움 타선은 올 시즌 초반 좋지 않다. 팀 타율 0.248로 8위다. 득점권타율 0.313(2위)과 선발과 불펜의 괜찮은 밸런스(팀 평균자책점 3.60으로 3위)로 그럭저럭 버텨내고 있다. 냉정히 볼 때 아직 작년의 견고한 느낌은 아니다.
17일 잠실 LG전서 모처럼 대폭발했다. 장단 17안타로 9점을 뽑아냈다. 서건창~김하성~이정후가 3안타씩 터트렸다. 결국 4연패를 끊고 한 숨 돌렸다. 하지만, 만족할 수 없다. 궁극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있다.
4번 타자 박병호의 침체와 5번 타자다. 어느 팀이든 중심타선이 터져야 팀 공격력도 탄력을 받는다. 그러나 키움 타선은 여전히 중심타선에서 하위타선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매끄럽지 않다. 17일 경기만 해도 4번 박병호와 5번 이택근은 1안타씩 쳤다. 나쁘지 않은 정도였다.
박병호는 12경기서 43타수 9안타 타율 0.209다. 최근 두 경기 연속 1안타씩 쳤지만, 삼진도 연거푸 두 차례 당했다. 여전히 썩 좋아 보이지 않는 이유다. 49타석에 들어섰으나 삼진을 15차례 당했다.
박병호의 침체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 단, 5번 타자와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아무래도 '타점왕' 제리 샌즈가 있었던 작년보다 5번 타자의 무게감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상대 배터리로선 현 시점에서 절체절명의 승부처에 굳이 박병호에게 무리하게 승부할 이유는 없다.
손혁 감독은 "5번 타자는 이택근과 박동원을 번갈아 기용하겠다"라고 했다. 실제 이택근과 박동원은 5경기씩 5번 타자로 나섰다. 이지영과 임병욱이 1경기씩 5번 타순을 책임졌다. 노련하면서 상황에 맞는 타격에 능한 이택근, 일발장타력을 보유한 박동원 모두 5번 타자로 충분히 자격이 있다.
다만, 이택근은 5번 타순에서 19타수 4안타 타율 0.211 1타점이다. 7번에선 5타수 3안타다. 박동원은 5번에서 17타수 6안타 타율 0.353 1홈런 3타점으로 좋다. 아직 표본이 적다. 표본이 더 쌓이면 이택근이 5번 타순에서 좀 더 생산력을 높일 수도 있다. 반대로 박동원이 5번 타순에서 좀 더 고전할 가능성도 있다.
분명한 건 5번 타자가 키움 타선의 열쇠라는 점이다. 강병식 타격코치는 시즌 전 "샌즈의 몫을 한 명이 다 해줄 수는 없다. 나눠서 해결해야 한다"라고 했다. 박동원과 이택근이 둘 다 5번 타자로 잘하는 게 최상이다.
그럴 수 없다면 손 감독이 어느 시점에선 5번 적임자를 확정하고 믿음과 책임감을 줄 필요도 있다. 5번 타자가 좀 더 안정적으로 생산력을 발휘하면 붙박이 4번 박병호도 그만큼 견제를 덜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 4~5번에서 힘을 내면, 국가대표급 1~3번 서건창-김하성-이정후와의 시너지는 두 말할 것도 없다.
테일러 모터가 2군으로 내려가면서 포수 주효상이 1군에 올라왔다. 박동원의 활용폭은 좀 더 넓어졌다. 박동원과 이택근으로 5~6번 타순을 동시에 채우는 경기가 늘어날 수도 있다. 키움 타선의 연쇄폭발, 확실한 시너지를 위한 손혁 감독의 고민이 깊어질 듯하다.
[박병호(위), 이택근(가운데), 박동원(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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