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방망이도 단일화하는 게 어떨까요."
올 시즌 KBO리그 공인구는 지난해와 차이가 없다. 2019년부터 낮아진 반발계수가 올 시즌에도 똑같이 적용됐다는 KBO 발표가 있었다. 다만, 선수들은 미묘한 차이를 느낀다. 두산 오재원은 "2018년과 2019년 사이인 것 같다"라고 했다.
두산 유희관도 마찬가지다. 공인구가 작년과 같다는 걸 이해하면서도 "개인적으로는 바뀐 것 같은 느낌"이라고 했다. 물론 타자들이 타격포인트를 앞당기는 등 공인구를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신경을 많이 썼다. 이 부분은 유희관 역시 인정한다.
유희관은 "확실히 타구가 잘 나간다. 각종 수치가 말해주지 않나. 투수들이 불리하지만, 힘내서 좋은 투구를 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핑계만 대지 않았다. 그는 "투수들이 더 정교하게 던져야 한다"라고 했다.
자신부터 실천했다. 27일 잠실 SK전서 7이닝 4피안타 5탈삼진 4볼넷 1실점으로 시즌 2승(1패)째를 따냈다. 결과로 말했다. 유희관은 시종일관 정교한 컨트롤로 SK 타선을 꽁꽁 묶었다. 3회 2사 만루 정도를 제외하면 큰 위기가 없었다.
흥미로운 제안도 했다. "공인구는 몇 년 전에 단일화하지 않았나. 방망이도 단일화하는 게 어떨까. 개인적으로 타자들도 똑같은 방망이로 치면 좋을 것 같기도 하다"라고 했다. 유희관의 말대로 투수들은 똑같은 공인구를 사용하지만, 타자들은 KBO 규격이 허락하는 범위에선 자유롭게 다양한 회사의 방망이를 사용한다.
유희관의 말대로 KBO가 방망이를 단일화하면 리그 흐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대신 타자들의 능력을 좀 더 정확하게 비교할 수는 있다. 다른 나라에도 방망이까지 단일화한 리그는 거의 없다.
유희관은 "우스갯소리로 한 말이다"라고 했다. 진지한 해석을 경계했다. 단지 동료들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해보다 나온 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는 설명이다.
유희관은 올 시즌 8년 연속 10승과 통산 100승에 도전한다. 분명한 목표의식을 갖고 2020시즌을 치른다. 동시에 투수 조장으로서 후배들도 이끄는 위치다. 두산 불펜은 시즌 초반 좋지 않다. 그는 "좋은 말을 할 때도 있지만, 쓴소리도 한다. 프로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스스로 이겨내라고 강하게 말해준다"라고 했다. 유쾌한 캐릭터지만, 야구만큼은 한없이 진지하다.
[유희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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