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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양유진 기자] 방송인 하리수가 어린시절 아버지로부터 받은 상처를 떠올리며 괴로워했다.
29일 오후 방송된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서는 '국내 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 하리수가 성 정체성으로 고민하던 사춘기 때 위로가 돼준 고등학교 학생주임 전창익 선생님과 재회했다.
이날 하리수는 약 20년 전 가족과 함께 살던 집을 찾아 아픈 기억을 꺼내놨다. "집에 오니까 과거 생각이 많이 난다"라고 입을 뗀 그는 "옆집 아이와 싸우는 저를 본 아버지가 저에게 발길질을 하셨다. 앞으로 넘어져서 아직 이마에 흉터가 있다. 학교 다닐 때 용돈이 3천 원이었다. 작은언니한테는 2만 원도 주면서 저한테는 3천 원 주며 '저금 안 하냐'고 했다. 차별이 심했다"라고 털어놨다.
하리수는 폭언 폭력을 행사하는 엄격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왔다고 고백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아빠는 제가 어렸을 때부터 계집애 같다고 안 좋아하셨다. 집에 손님만 오면 '낳지 말라니까 낳아서 저따위'라고 하셨다. 아빠랑 어렸을 때부터 사이가 안 좋았다. 중학교 때부터는 거의 대화가 없었다"고 기억했다.
"초등학교 여름방학 때 소풍 간다고 얘기했다가 가죽 허리띠로도 맞아봤다. 알몸으로 쫓겨나서 벌도 섰었다. 아빠는 기억을 못 하는데 작은언니는 기억하더라. 성전환 수술 사실도 알리지 않았다"라고도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성전환 수술을 한 지 6년 뒤인 2001년, '인간극장'에 함께 출연했던 아버지는 얼굴을 비추기 싫다며 모자이크 요청까지 했다고.
하지만 지금은 아버지를 모시고 살고 있다는 하리수는 "아빠가 저와 마음의 벽이 생겨서 자꾸 멀어질 때 어느 순간 뒷모습을 봤는데 무서웠던 사람이 키도 어깨도 작아 보이더라. 그냥 용서하게 됐다. 더는 미워할 수도 없는 사람이 돼버렸다. 아빠한테 저는 천덕꾸러기, 미움의 존재였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지금 모시고 살고 있고 용돈도 드리고 어디 가실 때도 제가 다 케어한다"며 울먹였다.
[사진 = KBS 1TV 방송 화면]
양유진 기자 youjiny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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