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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김호정(53)이 불어로 연기를 소화해야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김호정은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프랑스여자'(감독 김희정) 개봉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어 취재진과 만났다.
'프랑스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 극중 김호정은 20년 전 배우를 꿈꾸며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통역가로 파리에 정착한 미라 역을 맡았다.
영화 안에서 어색함 없이 불어 대사를 소화하고, 실제 프랑스 여성을 보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던 김호정이지만 정작 그는 "저는 사실 불어를 싫어한다. 너무 어렵다. 저는 목소리가 딱 떨어지는 스타일이라 독어가 더 잘 어울린다. 또 독어는 읽을 수 있지만 불어는 못 읽는다"라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그는 "그래서 이 영화를 하겠다고 하자마자 바로 불어를 배웠다. 프랑스 남자 배우도 일찍 들어와서 합을 엄청 맞췄다. 프랑스 사람들은 싸울 때는 말도 되게 빠르게 하는데 그것도 열심히 연구했다. 또 프랑스 갔을 때 미라의 모델이 된 분이 있다. 그 부분이 예민하고 섬세한 걸 보고 내가 잘 만들었다고 안심했다"라며 "제가 참고했던 분은 대사관에서 일하시고, 통역가다.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굉장히 예민하셨다. 모든 촉각을 저에게 다 열어두시고 조심스럽게 행동하신다. 다행히 제 불어를 괜찮다고 해주셨다. 이번 시사회 때도 프랑스 친구를 둘이나 불렀다. 외국어 되게 이상하게 하면 보기 이상하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호정의 이방인 연기는 처음이 아니다. 그는 "20년 전 영화 '나비'(감독 문승욱)에서도 교포 역할을 맡았다. 처음에 '나비'에서는 스위스 교포 역할이었다. 제가 잘 아는 역할이면 믿고 연기하니까 독일로 바꿔달라고 했다"며 "'나비' 전에 제가 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해서 독일에 가있었는데 아예 세를 주고 살았다. 연극할 때만 한국 들어왔다. 겁도 없이 몇 년을 그렇게 지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로 작가주의 감독들과 합을 맞추는 것과 관련해선 "왜 작가주의 영화에 캐스팅되는지 생각해보면, 가끔 영화감독들이 무대를 보러 오는데 제가 낯설어서 그런 거 같다. 제가 고정화된 이미지가 아니라서 찾는 게 아닐까. 낯선 느낌이니 그 캐릭터로 보이는 게 아닐까"라고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국내외 유수의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 호평 세례를 이어가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프랑스여자'는 인생의 다층적인 경험이 있는 40대 여성의 아름답고 특별한 여행을 그려냈다. 김호정을 비롯해 배우 김지영, 김영민, 류아벨이 출연했다. 오는 4일 개봉.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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