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주간의 자가격리를 겪은 일부 외국인투수들이 시즌 개막 후 부작용을 드러낸다. 그러나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는 더욱 강해졌다.
요키시는 올 시즌 6경기서 5승 평균자책점 1.49다. 다승 공동 1위에 평균자책점 2위다. 팔꿈치 문제로 1군에서 빠진 제이크 브리검 대신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해낸다. 일단 구속이 향상됐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19년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3.4km였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145.3km이다.
지난해 요키시는 좋은 디셉션을 바탕으로 투심, 체인지업, 커브 등을 두루 활용해 전형적으로 맞춰 잡는 투구를 했다. 그러나 올 시즌 요키시는 때로는 힘으로 타자를 누른다. 그러면서 다양한 투구패턴으로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빼앗는다.
일단 대만에서 시즌을 준비할 때 준비과정이 좋았다는 게 손혁 감독 회상이다. 손 감독은 "캠프에서 피칭하는 모습에서 기대가 됐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캠프 당시 올해는 올림픽이 있으니 조금 빨리 준비해도 좋을 것 같다는 말은 했다"라고 돌아봤다. 도쿄올림픽 휴식기가 있으니 시즌 중반 재정비의 시간이 있고, 굳이 좋은 페이스를 늦출 이유는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코로나19로 올림픽 휴식기는 사라졌다. 대신 대만 캠프 이후 시즌개막이 연기되면서 미국에 다녀오는 변수가 발생했다. 한국에 들어올 때 2주간의 자가격리 기간도 있었다. 모두 예년의 루틴에서 크게 벗어난 행보였다.
이 기간에 준비를 잘 했다. 손 감독은 "미국에서 투구훈련 내용을 봤는데 145km 이상 나왔다"라고 했다. 그런데 자가격리 직후에는 요키시보다 브리검의 컨디션이 더 좋았다는 회상이다. 손 감독은 "캐치볼을 하는 걸 보니 그랬다"라고 돌아봤다.
하지만, 개막전에 나선 브리검과 하루 늦게 나서는 요키시에겐 부담의 차이가 있었다. 손 감독은 "브리검은 개막전에 던지다 보니 서둘렀을 수 있다. 하루 차이지만, 그 다음 날에 나선 요키시에겐 심리적인 영향이 덜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브리검은 시즌이 가까워질 수록 컨디션이 약간 떨어졌고, 요키시는 완만하게 컨디션이 오르다가 개막에 맞춰 최상에 이르렀다. 손 감독은 "그렇다고 다른 투수들이 준비를 못했다는 건 아니다. 다들 첫 경험이라 어려웠을 것이다. 어쨌든 요키시는 준비를 잘 했다"라고 했다.
패스트볼 구속은 물론, 슬라이더 구속도 올랐다. 2019년에는 133.3km였으나 올 시즌에는 136km다. 손 감독은 "슬라이더 구속을 빠르게 한 게 효과를 본다. 날카로워졌다. 타자들에겐 접해보지 못한 공으로 느껴질 것이다"라고 했다.
이 역시 쉬운 건 아니다. 손 감독 본인은 현역 시절 노력해도 되지 않았다고 한다. 다만, "일반적으로 변화구는 떨어지는 폭을 줄이면 구속이 올라가고 날카로워 보인다. 폭을 줄여 구속을 올리거나, 아니면 슬러브(슬라이더와 커브의 중간개념, 오히려 슬라이더 구속을 느리게 한다는 의미)처럼 던지는 방법도 있다. 선수가 고민해서 결정하면 된다"라고 했다.
이밖에 하이패스트볼도 섞는다. 손 감독은 "포심을 던지면 투심도 살릴 수 있다. 요키시는 간혹 하이패스트볼을 던진다. 움직임이 좋다. 괜찮다"라고 했다. 결국 요키시의 철저한 준비와 노력이 에이스라는 수식어로 보상 받기에 이르렀다. 지난 한 달만 놓고 볼 때 10개 구단 외국인투수들 중 가장 뛰어났다.
[요키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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