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사라진 시간' 만족도, '끝까지 간다'에 버금간다" [MD인터뷰②]

[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배우 조진웅(45)이 '사라진 시간'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조진웅이 1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사라진 시간'(감독 정진영) 개봉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진행했다.

정진영의 감독 데뷔작인 '사라진 시간'은 하나의 장르로 규정할 수 없는 다채로운 변주, 신선한 소재, 끝없는 상상력 등으로 여러 호평을 받았다. 다만 어느 것 하나 확실한 게 없어 호불호가 크게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조진웅은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훨씬 좋다. 1차 편집본을 받았을 때는 충격적이었다. 너무 시나리오 의존도가 높다고 생각했다. 언론시사회 때 최종편집본을 처음 봤는데 너무 좋더라. 전달해야 하는 시퀀스에서 꼭 가져가야 할 지점들이 정확히 찍혀 있었다. 모호해지면 보기가 싫어진다. 아는 척 하는 거 같고, 삶을 가르치려는 거 같을 거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슴 속으로 저민 이유가 강요가 없어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게 굉장히 훌륭한 지점이다. 모호하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저는 모호하다고 느끼지 않았다. 그냥 말 그대로 자연스러운 모호함이 있었다. 제 영화에 만족도를 매길 때 보통 6~7점을 안 넘는데, '끝까지 간다'가 8점이었다. '사라진 시간'도 여기에 버금간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히며 "작업을 하면서 초연해졌다. 작품이 그렇게 만들었다. 처음에 미스터리라고 하길래 그런가보다 했다. 그렇게 보일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특히 정진영 감독이 "조진웅을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는 극찬에 대해선 "편하게는 느껴졌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표현에 대한 고민들이 생긴다. 함부로 뱉지 말자는 생각이다. 지금은 예전보다 심사숙고해졌다. 이번 작업은 더 그렇다. 잘못 표현하면 시퀀스 자체가 틀어진다. 이런 장르 특성상 고민하기 시작하고, 그 고민에 깊게 들어가면 20년 들어도 못 찍는다. 그냥 단순하고 본능적인 감각으로 해결해야 한다. 마지막에 이선빈과 대화하는 장면을 보면, 해석이 불가하다. 그냥 그 순간에 느끼는 걸 표현한다. 그래서 이 작업이 쉽지 않았다. 계산을 하면 무덤을 파는 거고, 본능적으로 해야 한다. 그냥 그 상황 속에 나를 던져본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사라진 시간'은 의문의 화재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형구(조진웅)가 자신이 믿었던 모든 것이 사라지는 충격적인 상황과 마주하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배우 정진영의 연출 데뷔작이다. 오는 18일 개봉한다.

[사진 =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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