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 키움의 합리적 판단만 남았다.
강정호가 2009년, 2011년, 2016년 음주운전 적발에 대해 무려 4년이 흐른 23일에 국내 기자회견을 통해 고개를 숙였다. 자신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으며, 2021시즌 연봉전액기부, 유소년 야구 봉사 계획 등을 공개했다.
또한, 키움 히어로즈가 자신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하든 감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과거는 묻어두고 KBO리그에서 다시 야구를 하고 싶은 마음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대중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삼진아웃 직후에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라는 최소한의 울타리가 있었다. 그 때문이었을까. 당시 공개적으로 사과 한번 하지 않았다. 이후 시간이 흐르고 메이저리그에서 더 이상 생명을 이어갈 방법이 마땅치 않자 KBO에 먼저 상벌위원회를 요청했다.
그리고 결과가 나오자 원 소속구단 키움에 연락했다. 강정호도 생각했을 수 있지만, 이번 사과 기자회견도 김치현 단장의 권유가 있었다.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일련의 타임테이블, 강정호의 기자회견 화법까지 감안할 때, 여전히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건 사실이다.
이제 키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김 단장은 KBO 징계 직후 강정호의 사과 기자회견까지 보고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일찌감치 관련 법률자문까지 요청했던 만큼 이 문제를 질질 끌 이유는 없다. 합리적 판단을 위해 마지막으로 숙고할 며칠이 필요할 뿐이다.
키움의 선택지는 두 가지다. 계약 후 1년 징계를 소화하게 하고 내년 7월 이후부터 1군에서 뛰게 하는 것 아니면 임의탈퇴 해제와 함께 방출이다. 트레이드는 가능하지만, 나머지 9개 구단은 바보가 아니다. 이미 KBO 징계가 발표된 마당에 임의탈퇴를 해제하지 않고 계속 묶어두기보다 어떻게든 이번에 이 문제를 명쾌하게 매듭지어야 한다.
키움은 각종 법률적 이슈, 여론, 스폰서와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방침이다. 그리고 인간 대 인간으로서 강정호의 사과를 지켜본 뒤 자연스럽게 느끼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 야구 팬들은 키움이 상식적인 선택을 하길 기대한다.
야구를 떠나 도덕적 관점에서의 판단을 기대하는 것이다. 부모와 선생이 학생에게 공부를 열심히 하라고 해도, 사실 '공부보다 인간이 먼저 돼라'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과 같은 논리다. 적어도 대다수 한국 사람의 정서는 그렇다.
모두의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사과 기자회견이었다. 그렇다면 키움도 보편적인 예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택을 하면 된다. 알고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은 결정이다. 지금 키움 프런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고위 관계자들은 굳이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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