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2년 전보다 차분해졌다."
키움 히어로즈 포수 박동원(30)은 올 시즌 10개 구단 국내타자들 중에서 최정상급의 활약을 펼친다. 23일까지 40경기서 128타수 39안타 타율 0.302 9홈런 30타점 23득점 출루율 0.370, 장타율 0.574 OPS 0.944다. 득점권타율은 0.344.
사실 최근 10경기 타율이 0.125로 좋지 않았다. 23일 잠실 LG전 솔로포 한 방이 반전포인트가 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장타율 8위에 OPS 10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 1.54. 전체 11위이자 포수 1위다.
본래 일발장타력이 있는 포수다. 올 시즌에는 더욱 강력해졌다. 타격준비자세를 약간 수정한 게 효과를 봤다. 오른 팔꿈치를 상체에 붙이지 않고 약간 떨어뜨린 채 타격한다. 중심이동, 힘 전달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손혁 감독은 최근 "예전의 박동원은 변화구에 스윙을 많이 하는 타자였다. 그런데 작년 여름 지나고 나서 참는 모습을 봤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올해 스프링캠프 내내 준비한 게 있다. 공격 뿐 아니라 수비 역시 좋아졌다"라고 덧붙였다.
스탯티즈가 계산한 WAA(대체선수대비 수비기여도)는 0.140으로 3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들 중 7위다. 타자로서도, 포수로서도 진화하고 있다. 손 감독은 수치화하기 어려운 부분에 주목했다. "볼배합 준비를 많이 한다. 본인이 내게도 어떻게 볼배합을 하는지 보여준다"라고 했다.
박동원과 주로 호흡을 맞추는 에릭 요키시의 고공행진은 기본적으로 투심과 슬라이더의 구속 향상이 결정적이다. 다만, 박동원이 체인지업, 커브까지 다채롭게 배합하며 타자들을 괴롭히는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또 하나. 손 감독은 "1~2년 전보다 차분해졌다"라고 했다. 무슨 의미일까. 경기 흐름을 읽고 투수를 리드하는 능력 역시 좋아졌다는 뜻이다. 그는 "경기흐름에 따라 포수가 마운드에 올라갈 타이밍을 한번씩 잡아야 할 때가 있다. 벤치에서 보면 그런 부분이 참 좋다"라고 했다.
박동원이 독보적인 KBO리그 최고포수는 아니다. 국가대표 포수 양의지(NC)의 존재감은 분명하다. 상위권 구단들에도 좋은 포수들이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리그 포수들의 성장속도만 보면 박동원이 가장 인상적인 건 분명하다.
후배포수 주효상에겐 길잡이 역할까지 한다. 주효상은 지난주 두 경기 연속 대타 끝내기안타를 쳤다. 그는 "(박)동원이 형이나 (이)지영 형의 볼배합을 많이 보고, 타석에 임하는 자세도 물어본다. 특히 동원이 형이 아껴주고 챙겨준다. 기술도 하나도 빠짐 없이 다 알려준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했다.
손 감독은 5~6년 전 히어로즈 투수코치 시절 박동원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그때도 박동원을 봤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시간이 많이 흐른 건 분명하지만 제자리에 머무르는 선수도 많다. 그러나 박동원은 많이 노력했고 성장했다"라고 했다.
[박동원.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