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쓰러질 때까지 야구 생각만 했다.
SK 염경엽 감독은 25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 더블헤더 1차전 2회초 도중 쓰러졌다. 얼마 지나지 않아 2회초가 끝났다. 염 감독은 구급차에 후송돼 인천 길병원에 입원했다. 그동안 식사량과 수면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올 시즌 성적 부진에 따른 극심한 스트레스로 몸에 탈이 났다. 그렇지 않아도 마른 몸이 더욱 야위었다. 구급차에서 의식을 회복했다. 당분간 안정을 취해야 한다. 염 감독을 대신해 박경완 수석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다.
염 감독이 쓰러지기 전까지 야구 생각만 했던 흔적이 감지됐다. SK 문승원은 더블헤더 2차전 승리투수가 된 직후 "어제 감독님이 고참들을 불러 식사를 함께 했다. 연패가 길어지다 보니 분위기 전환을 위해 사주셨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때는 잘 드셨는데, 쓰러졌다고 하니 그동안 많이 힘드셨나 보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다. 대신 홀로 모든 스트레스를 짊어졌다. 취재진과의 브리핑에서도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편으로 애써 웃기도 했다.
작년 후반기부터 시작된 타격 침체. 2019년을 용두사미로 만든 근본적 문제가 올 시즌에도 계속됐다. 염 감독은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인플레이타구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해결책을 내놨다. 이진영 타격코치에 2군 박정권 타격코치까지 도왔다. 그러나 여전히 SK 타격은 한화와 함께 최하위권이다.
또한, 닉 킹엄의 부상으로 김광현이 빠져나간 선발진이 좀 더 약화됐다. 믿었던 마무리 하재훈과 메인셋업맨 서진용도 흔들렸다. 결국 야심차게 선발로 돌린 김태훈이 중간계투로 돌아왔다. 선발이 어느 정도 버텨줘도 불펜이 무너지면서 충격패가 쌓였다. 타선이 흔들린 마운드를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결국 10연패와 8연패를 한 차례씩 겪었다.
염 감독은 쓰러지기 직전 김태훈을 불펜으로 돌리면서 뒷문 정비에 나섰다. 킹엄이 돌아올 것인지, 아니면 새 외국인투수를 구할 것인지는 어차피 프런트가 판단한다. 염 감독은 김태훈이 올 시즌 발굴한 김정빈과 박민호, 서진용과 함께 필승계투조를 이루면 하재훈이 돌아올 때까지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다고 계산했다.
여기에 한화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이태양과 정영일 등이 도우면 불펜이 안정될 것이라고 계산했다. 선발진은 킹엄 대신 들어간 이건욱이 나쁘지 않다. 26일 인천 LG전서도 6이닝 노히트 무실점으로 쾌투했다. 백승건과 김주한이 김태훈의 빈자리를 번갈아 메우면 선발진도 어느 정도 돌아간다.
이런 B~C플랜 역시 확실하게 안정적인 건 아니다. 그래도 염 감독은 현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상의 선택을 했다. 팀 타선 지표가 최하위권이긴 해도 최근 개개인 타격감을 보면 나쁜 흐름은 아니다. 어떻게든 7월에는 위기를 딛고 시즌 막판 5강 싸움에 도전해 볼만한 분위기를 만들고자 했다.
결국 머리를 짜내고 짜내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병원 신세를 졌다. 야구 생각만 하다 탈이 났다. 당분간 무거운 짐을 박 수석코치와 나누고, 몸부터 돌봐야 한다. 건강보다 더 소중한 건 없다.
[염경엽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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