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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드라마 제목이 '꼰대인턴'인 까닭에 '꼰대'에 대한 대화가 주를 이뤘는데, 박해진(37)은 "마흔 살이 다가오다 보니까 '좋은 선배가 되어야지' 하는 생각이 마음에 깔려 있게 되더라"고 털어놨다. 다짐처럼, 박해진은 선배든 후배든 다른 분야의 동료든, 모두에게 편견 없이 마음 열린 배우였다.
MBC '꼰대인턴' 촬영을 모두 마친 박해진을 2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실제로는 후배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편이 못된다"고 멋쩍어했다. 극 중 가열찬 부장과 박해진은 조금은 달랐다. 후배 배우이자 극 중 인턴 역할이었던 배우 한지은(30)도 "해진 오빠는 우리한테 뒤에서 이것저것 정말 많이 챙겨주신다"고 치켜세운 바 있다.
"괜히 욕먹을까봐 시키지도 못해요. 동생들한테 눈치 보여서 안 좋은 소리를 하지도 못하고요. 혹시나 상처 받으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도 있고요. 현장에서도 쫄보인 리더였던 것 같아요(웃음)."
극 중반부에 차형석 과장 역으로 등장한 가수 영탁(37)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었던 것도 박해진의 열린 마음 덕분이었다. 영탁에게는 첫 연기 도전이었고, 배우 경력으로는 박해진이 훨씬 많지만, 결코 '꼰대'처럼 바라보거나 대하지 않았던 것이다.
"영탁이는 처음 연기인데 너무 잘해서 깜짝 놀랐어요. 밝고 유쾌한 이미지를 생각하고 현장에 왔는데 전혀 다른 사람이더라고요. 촬영을 하면서 더 느꼈어요. 한 장면 카메오를 하는 게 아니라 실제 배우가 와서 연기를 하는 느낌이었죠. 영탁이랑 나이도 동갑이라 친구 먹었어요. 연기할 때까지만 해도 존칭 쓰다가 이제는 '영탁아', '해진아' 얘기하고 말도 편하게 해요."
선배를 존경하고 후배를 배려하는 마음이 전부는 아니다. 꾸준히 선행을 베풀고, 주변을 살피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는 것도 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지금은 굳건한 한류스타이지만, 어렵고 힘들었던 시절의 마음가짐을 여전히 가슴에 품고 있어서다.
"연기는 선배인지 후배인지를 떠나서, 개인의 성향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연기 얘기를 하는 것도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기분이 나쁠 수도 있으니까요. 대신 퍼즐 조각이라고 생각해요. 다함께 만들어야 할 그림이 있다면, 그 퍼즐 조각을 같이 맞춰 나가는 과정인거죠. 억지로 구겨 넣을 수는 없잖아요. 연기는 그런 걸 상의하는 과정이고요."
현장에서 배우들, 스태프들한테 아낌없이 퍼주기로도 유명한데, '고맙다'는 말 들으면 도리어 민망하단다.
"남사스럽죠. 생색내는 것 같잖아요. 그냥 툭 던져주고 말아요."
부산 남자 박해진. 결혼 생각을 물으니 "'마흔 전에 가고 싶다' 했는데, 마흔 지나면 또 '마흔 다섯 전에 가야지' 할 것"이라고 툭 대답을 던져주더니, "너무 늦지는 않게 가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말하며 나이가 믿기지 않는, 여전히 소년다운 얼굴로 웃어버렸다.
[사진 = 마운틴무브먼트, 스튜디오HIM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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