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막내가 결정적 삼진으로 위기의 팀을 구해냈다.
한때 KBO리그 최강이었던 KIA 불펜은 박준표-전상현-문경찬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박전문’이 해체되며 위기에 빠졌다. 박준표는 부상, 문경찬은 트레이드로 팀을 이탈했다. 이에 셋업맨 장현식, 마무리 전상현으로 구성된 새 필승조가 뒷문지기로 나섰지만, 최근 잇따른 난조에 시달렸다. KIA의 8월 불펜 평균자책점은 리그 최하위(7.85)였다.
26일 잠실 두산전 역시 근소한 리드의 피 말리는 승부가 펼쳐졌다. 1회 유민상의 3점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KIA는 5회까지 추가점을 뽑지 못했다. 4회 1사 2, 3루, 5회 1사 1, 2루 찬스가 아쉬웠다. 그 사이 박건우의 솔로홈런과 김재환의 1타점 내야땅볼로 1점 차 추격을 당했다. 이어 6회 2사 3루서 대타 이진영이 1타점 적시타로 격차를 벌렸으나 2점의 리드를 지켜내야 했다.
선발 드류 가뇽이 6이닝 2실점로 호투한 가운데 7회 좌완 김명찬이 올라오며 불펜이 가동됐다. 그러나 김명찬 카드는 실패였다. 선두 대타 국해성의 볼넷에 이어 정수빈-호세 페르난데스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만루를 자초한 채 마운드서 내려갔다. 이후 또 다른 좌완 이준영이 오재일을 3루수 야수선택 처리, 실점 없이 아웃카운트 1개를 늘리는 데 성공했다.
여전히 이어진 1사 만루의 위기. 윌리엄스 감독의 선택은 루키 정해영이었다. 2020 1차 지명에 빛나는 정해영은 올 시즌 신인답지 않은 담대한 투구로 21경기 4승 2패 3홀드 평균자책점 2.37의 호투를 펼치는 중이었다.
주자가 꽉 찬 긴박한 위기였지만 정해영은 씩씩했다. 첫 타자 백동훈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최주환마저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백동훈에겐 공 3개 모두 슬라이더를 구사했고, 최주환을 만나선 직구 3개를 연달아 던졌다. 마지막 결정구 구속이 149km까지 나왔다.
정해영은 이후 8회 선두 서예일의 안타와 견제실책, 폭투로 처한 1사 3루서 최용제의 추격의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이날 최종 결과는 KIA의 7-5 승리. 결과적으로 정해영의 삼진쇼는 이날 승리를 뒷받침한 결정적 순간으로 남게 됐다. 다급한 순간 불이 꺼졌고, 타선이 9회초 3점을 추가하며 분위기를 확실히 가져왔다. 팀을 구해낸 막내의 담대한 투구였다.
[정해영. 사진 = 잠실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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