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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KIA 신인 정해영이 극한 상황을 극복하며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정해영은 지난 26일 잠실 두산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투구하며 시즌 4번째 홀드를 수확했다.
4-2로 앞선 7회말 1사 만루 위기서 마운드에 올랐다. 주자가 꽉 찬 긴박한 위기였지만, 정해영은 담대했다. 첫 타자 백동훈을 3구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낸 뒤 후속 최주환마저 3구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날 팀의 7-5 승리를 뒷받침한 결정적 삼진 2개였다.
경기 후 만난 정해영은 “무조건 막고 싶었다. 오직 막는 것에만 집중했다”며 “한승택 형을 믿고 전력으로 던졌는데 팀에 보탬이 된 것 같아서 너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백동훈과 최주환 승부가 인상적이었다. 우타자 백동훈은 공 3개를 모두 슬라이더, 좌타자 최주환은 직구로 상대했다. 이에 대해 정해영은 “한승택 형의 리드였다. 우타자 상대로 직구가 위험해 초구부터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밝혔다.
물론 아쉬운 점도 있었다. 8회 선두 서예일에게 안타를 맞은 뒤 1루 견제 실책과 폭투에 이어 최용제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것.
정해영은 “견제할 때 주자를 묶는 것에만 집중해야 했는데 잡으려고 욕심을 냈다. 1루수를 보고 던지는 게 아닌 주자를 잡기 위해 낮게 던졌다”며 “그거 하나로 팀이 어렵게 가야 했다. 아쉬웠다”고 했다.
정해영에게 이번 잠실 두산 2연전은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 25일 8-8로 맞선 8회말 최주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지만, 다음날 삼진쇼를 펼치며 다시 영웅이 됐다.
정해영은 “어제(25일) 나 때문에 진 것 같아 오늘(26일)은 최대한 지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해 던졌다”며 “공 10개 중 9개를 잘 던져도 1개를 못 던지면 패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앞으로는 10개 다 잘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해영은 그렇게 성장하고 있다. 고졸신인이지만 당당히 필승조의 한 축을 꿰차며 전날까지 22경기 4승 2패 4홀드 평균자책점 2.25의 호투를 펼쳤다. 정해영은 ‘박전문’이 해체된 가운데 마무리 전상현 앞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투수다.
정해영은 “첫해부터 기회를 많이 주셔서 감사하다”며 “힘든 건 없다. 최대한 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열심히 하려 한다. 앞으로도 나로 인해 팀이 이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한다”고 힘줘 말했다.
신인이기에 선배들의 말 한마디 역시 큰 힘이 된다. 25일 패전투수가 됐지만 전상현, 홍상삼 등 불펜 선배들로부터 “질 때도 있고 이길 때도 있는 것이다. 아직 신인이기에 신경 쓰지 말라”는 조언에 빨리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26일 경기 후에는 선배들로부터 어떤 조언을 들었을까. 정해영은 “오늘은 다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며 뿌듯한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정해영.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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