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외국선수 운영 방식을 바꾸려고 한다."
오리온의 시즌 초반 경기력이 널을 뛰는 이유 중 하나는 제프 위디다. 오리온도 위디를 확실히 살리지 못하고, 위디 역시 약점이 명확하다. 2주간의 자가격리와 컵 대회서 부상, 이후 컨디션 관리 등에서 어려움이 있었다.
강을준 감독은 3일 DB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시즌 전에 미리 맞춰보고 답을 구해야 했는데 이제 맞춰보면서 확인하고 있다"라고 했다. DB보다 덜하지만, 오리온도 최진수, 박재현, 최승욱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태다. 가용인력이 적다. 이승현과 이대성의 출전시간이 많다. 시즌 중반 이후 소위 말해 '퍼질' 가능성은 있다.
그래서 위디의 활용법을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 이제까지 강 감독은 상대 빅맨이 나오면 주로 위디를 기용했다. 공격 기술 자체가 떨어지기 때문에 긴 시간 기용할 수 없다. 공격력, 패스센스를 갖춘 디드릭 로슨이 메인이다.
그러나 로슨도 파워가 떨어져 골밑 수비가 되지 않는다. 이승현의 부담이 가중되는 약점이 있다. 때문에 강 감독은 최근 위디의 출전시간을 조금씩 늘려왔다. 이날 DB전 역시 2쿼터 4분9초전까지 줄곧 위디만 기용했다.
강 감독은 "상대가 득점력 있는 외국선수를 기용하면 로슨을 투입하고, 3점슛과 미드레인지슛이 좋지 않은 선수가 나오면 위디를 기용하겠다"라고 했다. 위디의 결정적 약점은 느린 발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문제가 있다. 공격에선 하이포스트나 3점 라인 밖에서 스크린을 걸고 골밑으로 들어가는 속도가 느리다. 2대2 공격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다.
수비 역시 상대가 스크린을 해서 스위치를 유도하면 당하는 경우가 많다. 골밑에서 블록슛 능력은 좋지만, 헷지&리커버리는 당연히 되지 않는다. 상대 팀들은 이미 위디가 나오면 외곽으로 끌어내 공략한다. 그리고 골밑에선 힘 대 힘으로 부딪힌다. 자밀 워니(SK), 캐디 라렌(LG) 등이 골밑에서 위디를 상대로 막힐 때가 있어도 힘과 페이크를 통해 우겨 넣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런 문제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해 위디의 외곽수비 약점을 덜 노출하기 위해 슈팅능력이 떨어지는 선수를 상대로 위디를 쓰고, 상대가 득점력이 좋은 외국선수가 나오면 역시 득점력이 있는 로슨으로 맞불을 놓겠다는 계획.
여전히 실전서 점검하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DB의 경우, 김종규와 윤호영이 빠지면서 골밑이 상당히 약화됐다. 타이릭 존스와 저스틴 녹스 모두 평범한 수준의 외국선수들. 평가를 하기 어려운 부분은 있다.
선발출전한 녹스는 외곽슛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 선수다. 위디는 외곽을 내줬지만, 골밑 수비에서 역시 위력을 발휘했다. 나카무라 타이치와 김영훈 등의 돌파를 블록으로 저지했다. 2쿼터 초반 김영훈과 존스가 2대2를 시도했다. 이때 위디가 침착하게 골밑에서 기다리다 역시 블록해냈다. 공격에선 이대성에게 45도에서 스크린을 걸어준 뒤 골밑에서 마무리하는 2대2도 나왔다.
오리온이 승부를 가른 3쿼터에도 몇 차례 좋은 모습이 나왔다. 허일영과의 2대2를 통해 덩크슛으로 마무리하는 장면, 녹스의 포스트업을 블록으로 저지하는 장면이 있었다. 위디가 허일영의 뱅크슛을 돕기도 했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오리온이 순식간에 20점차까지 달아나며 승부를 갈랐다.
단, DB가 정상적이지 않은 전력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최근 DB는 공격은 물론이고, 앞선과 뒷선 수비 모두 무너진 상태다. 이날 위디의 기록은 23분1초간 11점 11리바운드 4블록슛. 오리온으로선 어떻게든 위디를 살려야 한다. DB를 73-61로 꺾고 3연패서 벗어났다.
[위디.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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