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이후광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플랜이었다. 준플레이오프 3차전 선발이 유력했던 최원준이 불펜으로 나서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4일 LG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앞서 미출장선수 명단에 라울 알칸타라와 유희관을 올렸다. 알칸타라는 지난달 30일 8이닝을 소화했기에 당연히 제외가 예상됐지만, 최원준이 아닌 유희관을 뺀 건 의외의 선택이었다. 이에 김 감독은 “최원준은 오늘(4일) 플렉센 뒤에 붙일 생각”이라며 변칙 작전을 예고했다.
예상대로 플렉센이 10월 기세를 이어 6이닝 4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제 1차전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9개가 남은 상황. 정규시즌 운영대로라면 이승진이 7회와 8회를 막고 마무리 이영하가 9회를 책임지는 그림이 예상됐다. 실제로 김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가장 좋은 투수는 이승진”이라며 신뢰를 보였다.
그러나 7회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이승진이 아닌 최원준이었다. 준플레이오프 대비 훈련 때부터 줄곧 최원준을 3선발이라고 예고했던 김 감독의 예상치 못한 용병술이었다.
우완 정통파 투수의 강속구에 익숙해져 있던 LG 타자들은 잠수함 최원준의 팔색조 변화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최원준은 7회 선두 채은성을 풀카운트 끝 3루수 땅볼 처리한 뒤 이형종과 김민성을 연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임무를 완수했다.
최원준의 징검다리 역할로 뒤의 투수들의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 가을야구가 처음인 이승진은 8회 삼진 1개를 포함한 깔끔한 삼자범퇴로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고, 마지막 이영하가 9회를 무실점 봉쇄, 4-0 완승을 마무리지었다.
마운드의 릴레이 호투를 등에 업은 두산은 LG를 꺾고 준플레이오프 기선을 제압했다. 역대 3전 2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서 1차전 승리팀의 다음 단계 진출 확률은 100%다.
[최원준.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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